경제·금융 경제동향

[단독] 차관 관사 월세만 '115만원'…부동산 실패 '부메랑' 맞은 기재부

기존 관사 집주인, 실거주 의사 밝혀 재계약 실패

1년 전보다 보증금 1억원·월 35만원 더 주고 계약

홍 부총리는 특공 아파트에 8월 입주…관사 없애

세종시 아파트 전경./연합뉴스세종시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부동산 정책 실패 여파가 기획재정부에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 3법 부작용으로 기존 기재부 차관들이 사용하던 세종시 관사 집주인들이 실거주 의사를 밝히면서 대폭 오른 전·월세 가격에 새로운 관사를 계약했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이 사용하는 관사의 경우 월세만 115만원에 달한다.

5일 기획재정위원회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기재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억원 기재부 1차관과 안도걸 2차관은 올해 3월 새로운 관사를 계약했다. 이 차관의 경우 소담동에 위치한 A아파트 전용 98.6㎡를 관사로 사용하고 있다. 관사 운영비용으로는 보증금 1억원과 월세 115만원이 지출되고 있다. 안도걸 2차관 또한 소담동 B아파트 전용 97.9㎡를 관사로 사용하고 있다. 안 차관의 관사는 보증금 3억원에 월세 35만원에 계약됐다.



갑자기 관사를 옮기게 된 이유는 기존 관사 집주인들이 해당 집에 들어가 살겠다고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관사로 사용하는 주택의 주인들이 모두 실거주 의사를 밝혔다”며 “이에 따라 기존 계약이 만료, 새로운 관사를 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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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들이 갑작스레 실거주 의사를 밝힌 배경은 부동산 규제 부메랑으로 해석된다. 앞서 정부는 집주인이 해당 집에 최소 2년은 거주해야만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많은 집주인들이 실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셋집으로 이사한 바 있다.

여기에 그간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뿐 아니라 전·월세 가격도 어마어마하게 올랐다는 점도 문제였다. 지난해 세종시의 전세 가격은 한국부동산원 기준 34.26% 상승했다. 올해 또한 지난달 27일까지 8.38% 올랐다. 안도걸 차관이 관사로 사용하고 있는 B아파트 전용 97.9㎡의 경우 2019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보증금 2억원에 전세 거래된 바 있다. 1년여 만에 보증금이 1억원 오르고 월세까지도 35만원씩 내게 된 것이다.

직전까지 기재부 1차관 관사로 사용되던 세종 한솔동 C아파트 전용 119.8㎡는 보증금 2억 7,000만원짜리 전세였다. 2차관 관사 또한 D아파트 전용 114.6㎡에 마련됐는데 해당 관사 임대료로는 보증금 2,000만원, 월세 80만원이 들였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8월 본인이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기존 관사는 계약을 해지, 현재 부총리 관사는 따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앞서 홍 부총리는 2017년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세종시 나성동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해당 아파트 분양권과 경기 의왕시 아파트, 총 2개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9년 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고위 공직자에게 ‘1주택자’가 될 것을 권고하자, 홍 부총리는 전매 제한이 걸린 세종시 분양권 대신 의왕시 아파트를 매도했다.


세종=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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