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최근 파산 가능성이 제기된 중국 헝다그룹에 5년간 총 41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올해 들어서도 계속 보유하던 헝다 지분 50억 원은 가치가 8억 원으로 급감하며 42억 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국민연금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2016년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중국 헝다그룹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410억 원이다. 국민연금은 3곳의 위탁 운용사를 통해 헝다그룹 지분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2016년 26억 원에서 2017년 123억 원, 2018년 106억원 수준으로 투자액이 늘었다.
이후 국민연금은 헝다에 대한 투자를 2019년 87억 원, 2020년 60억 원으로 줄였다가 올해 9월 22일 기준 투자 잔액은 8억 원으로 급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첫 국민연금 이사장을 지낸 김성주 의원 측은 지난해 말 헝다 주가가 14홍콩달러(HKD)에 달했으나 최근 2.27HKD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평가액 기준으로 투자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헝다그룹에 투자한 국민연금의 위탁 운용사 3곳 중 1곳은 투자 주식을 전량 매각했지만 다른 두 곳은 그대로 보유하다 헝다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지분 가치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김 의원 측은 이달 들어 헝다그룹에 대한 주식 거래가 홍콩거래소에서 정지돼 국민연금 투자액의 회수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헝다의 이번 주식 거래 정지는 계열사 지분 매각 때문에 촉발됐지만 향후 헝다의 회생 가능성이나 국민연금의 투자액 회수 여부는 미지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은 중국 정부와 헝다그룹의 대응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필요시 위탁 운용사에 전액 매도 지시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