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지구 최강 인간의 예측하고 계획하는 힘[책꽂이]

■전망하는 인간, 호모 프로스펙투스

마틴 셀리그먼 외 3명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500여 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사흘 동안 매일 6번씩 휴대전화 신호가 울리도록 설정하고, 신호가 울릴 때 들었던 생각을 정확하게 인식해 기록하게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과거보다 미래에 대해 3배 정도 더 많이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현재나 과거 일을 생각할 때조차 그 일이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한다. 연구팀은 이 실험을 통해 “인간이 과거를 분해하고 합성해 미래를 시뮬레이션하고 평가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오직 인간 만이 미래를 생각한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이자, 학습된 무기력과 우울증 분야의 권위자인 마틴 셀리그먼 펜실베니아대학교 긍정심리학센터 소장을 비롯한 4명의 심리학 거장들은 ‘전망하는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프로스펙투스(Homo Prospectus)’로 인간을 재정의했다. 이들은 지난 120년의 심리학이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지각에 얽매였음을 비판하며, ‘지혜로운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사피엔스’ 만으로는 인간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인간을 지혜로운 존재로 만드는 본질적 능력 무엇인지 파고 든 결과, 미래의 가능성을 예측하는 ‘전망 능력’이라는 답을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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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변화에 따라 짐승은 번식과 생존을 위해 움직이지만 인간은 새해가 밝았음을 선포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대안을 떠올리고 그 이후를 예측할 수 있는 전망 능력 덕분에 인간은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가 됐다. 그러나 동시에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하는 역설적 숙명을 떠안았다. 미래를 대비하며 생존과 진화를 이어왔지만, 알 수 없는 내일에 대한 불안에 빠지게 된 것이다.

‘전망하는 인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세부 내용이 흥미롭다. 가령 저자들은 인간의 학습과 결정이 정교한 논리와 계산보다 일종의 예측 과정인 직관과 정서에 더 크게 의존한다고 주장한다. “내가 이 결정을 하면 미안해질 것이다”는 식으로 특정 상황에서 특정 행동을 하면 어떻게 느낄 것인지를 경험적으로 익혀 행동을 유발하고 성찰을 자극한다는 얘기다. 또한 책은 미래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인 돈, 내세의 보상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게 만드는 종교, 허구를 통해 미래 가능성을 상상하고 반응하게 해 주는 문학 등의 사례를 들어 개인의 전망이 공동체와 문화의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을 보여 준다.

저자들은 “급변하는 시대에 개인과 사회의 불안을 잠재울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는가”를 물으며, 미래의 위기를 헤쳐나갈 이 전망 능력은 공동체에 대한 신뢰와 공감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한다. 2만5,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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