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中, 국내 주식 보유액 20조 육박…현지 규제 탓 돌연 매도 '찬물'도

■증시서도 勢 불리는 차이나머니

5년새 보유액 2배…불확실성 키워

국공채 등 채권서도 '큰손' 불구

매입 규모 파악못해 대응 한계





지난달 7일 청담러닝의 주가가 갑자기 7%나 급락했다. 2대 주주였던 중국 신남양이 보유 주식 43만 2,077주 중 20만 주를 시간 외 대량 매매로 처분했다는 소식이 주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당국의 사교육 규제가 결국 신남양의 지분 매각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최근 거세지고 있는 중국 정부의 규제가 국내 증시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실제로 현재 중국 기업들이 보유한 한국 주식 평가액은 2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5년 새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중국 자본의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역시 높아지고 있다. 아직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점유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중국 홍색 규제발(發) 현지 자본 리스크가 국내에 끼치는 영향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상장 채권시장에서는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우리나라 증시에서보다 훨씬 강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민간에서는 국적별 동향도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금융 당국이 2016년 이후로 국가별 상장 채권 보유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올 8월 말 기준 18조 9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인 2016년보다 2배나 불어난 수치다.



중국의 국내 주식 보유액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것은 2010년대 들어서다. 2009년만 해도 1조 4,865억 원에 불과했던 중국의 국내 주식 보유 금액은 3조 679억 원으로 두 배 급증했다. 2010년대 중반에는 10조 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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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증시의 유례없는 급등장으로 중국 자본의 국내 증시 유입이 가속화됐다. 2019년 말 12조 5,340억 원 수준이던 중국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지난해 말 17조 6,650억 원으로 40.93%나 증가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중국이 과거보다 개방된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 내 기업의 국내 투자 비중이 늘어났다”고 해석했다.

중국의 국내 증시 점유율은 2016년 1.8%에서 2021년 현재 2.3%로 늘어나는 등 확대 추세다. 앤트그룹의 상장 중단, 헝다 사태 등 중국 자본시장의 불확실성 확대가 국내 증시에 끼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계 자본의 이탈로 국내 기업 주가가 빠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은 중국이 우리나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채권시장에서는 민간이 중국계 자금 동향을 파악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적별 국내 상장 채권 보유액 통계를 발표해왔다. 그러나 현재는 투자자 포지션 노출을 이유로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국내 상장 채권시장에서 미국과 더불어 큰손으로 통한다는 점이다. 2015년 12월 기준 중국의 국내 상장 채권 보유액은 17조 4,280억 원으로 미국(18조 940억 원) 다음으로 많았다. 중국의 국내 상장 채권 시장점유율은 17.2%에 달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지금 중국이 상장 채권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감을 잡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왜 국적별 채권 보유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나온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상장 채권시장에는 중앙은행 등 공적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관련 통계 공개를 민감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면서도 “채권 쪽 전문가들 중에서 통계 단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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