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가드 밸류(VTV)’는 미국 가치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운용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이다. 자산 규모(AUM)가 841억 9,700만 달러(약 100조 원)에 달한다.
특히 세계 최대 ETF 운용사인 뱅가드가 관리하는 대표적인 가치주 투자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기초 지수는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US 프라임 마켓 밸류 인덱스다. VTV의 주요 투자 대상은 미국 대형 가치주다. 가치주란 실적이나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말한다. 보통 성장성보다 현금 창출 능력이나 재무 안정성이 높은 종목을 가치주로 분류한다.
실제로 VTV의 투자 업종을 보면 금융(26.53%)의 점유율이 가장 높다. 뒤이어 건강기술(14.21%)과 비내구소비재(8.51%), 전자기술(6.54%), 유틸리티(5.58%) 등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편입 상위 종목은 버크셔해서웨이(2.98%)와 JP모건체이스(2.83%), 존슨앤드존슨(2.66%), 유나이티드헬스그룹(2.30%), 프록터앤드갬블(2.04%), 뱅크오브아메리카(1.88%), 컴캐스트(1.63%) 등의 순이다.
증권가에서는 국채금리 상승 기조와 물가 상승 압력 확대, 경기 재개에 대한 기대감 등 최근의 거시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VTV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금리 상승기에는 미래에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현금 흐름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성장주처럼 미래에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보다 가치주처럼 꾸준하게 현금을 창출하는 주식에 비교 우위가 실리는 이유에서다.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VTV에는 지난 한 달간 12억 3,000만 달러(약 1조 4,600억 원)가 순유입됐다. 뱅가드에서 운용하는 미국 대형 성장주 ETF인 ‘뱅가드 그로스(VUG)’에서 같은 기간 6,283만 달러(약 749억 원)가 순유출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성장주·가치주 간 자금 흐름이 엇갈렸다는 진단도 나온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VTV는 성장주의 비중을 낮추고 가치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를 원할 경우 적합한 ETF”라며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치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해석했다.
VTV는 자산 규모가 100조 원에 달해 다른 가치주 ETF보다 신뢰성·유동성이 높다는 평가도 받는다. 운용 보수가 0.04%로 저렴하다는 것도 VTV의 장점으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