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ICT(정보통신기술) 투자전문회사와 5G·인공지능(AI)·데이터인프라 회사로의 분할을 마무리하고 글로벌 도약을 위한 새 출발에 나선다. 신설 투자사인 SK스퀘어는 현재 26조 원인 순자산가치를 오는 2025년 75조 원으로, 존속 SK텔레콤은 지난해 15조 원인 연 매출을 2025년 22조 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SK텔레콤은 분할을 바탕으로 신 사업과 기존 통신업 양 측면에서 질적 성장을 이뤄낼 계획이다.
12일 SK텔레콤은 서울 T타워 수펙스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SK텔레콤과 SK스퀘어 분할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회사 분할의 가장 큰 목적은 주주가치 극대화이며 분할 후 통신과 투자라는 명확한 아이덴티티로 빠른 성공 스토리를 써 나가겠다”며 “지금까지 잘 키워온 포트폴리오 가치를 시장에서 더 크게 인정받겠다”고 강조했다.
분사 후 기존 SK텔레콤은 AI?디지털인프라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한다. 3대 핵심 사업인 유무선통신, AI 기반 서비스, 디지털인프라에 집중할 예정이다. AI 기반 서비스는 지난 8월 출시한 구독 서비스 ‘T우주’를 온오프라인 구독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도 사업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디지털인프라는 5G 엣지컴퓨팅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클라우드·제조업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박 대표가 이끌 SK스퀘어는 반도체?ICT 투자전문 회사로 출범한다. SK스퀘어는 상장회사로서 여느 비상장 투자회사(PE)와 달리 일반 주주들도 투자 활동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SK스퀘어는 성공적인 ICT 투자 행보를 이어가 2025년까지 현 순자산가치를 3배가량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광장 또는 제곱을 뜻하는 사명처럼 반도체,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주요 포트폴리오 자산을 기반으로 투자해 ICT 업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분사로 기존 SK텔레콤 핵심 계열사들도 재편됐다. SK텔레콤 산하에는 SK브로드밴드·SK텔링크·피에스앤마케팅·F&U신용정보·서비스탑·서비스에이스·SK오앤에스 등 통신 사업 관련 계열사가 자리잡았다. SK스퀘어 산하에는 SK하이닉스·ADT캡스·11번가·티맵모빌리티·원스토어·콘텐츠웨이브·드림어스컴퍼니·SK플래 등 16개 ICT 자회사가 편제됐다.
이날 주총에서 인적분할 찬성률은 99.95%, 주식액면분할 찬성률은 99.96%를 기록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민연금 등 기관은 물론 개인 주주로부터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SK스퀘어는 오는 11월 1일 분사해 새출범한다. 현 SK텔레콤은 오는 26일부터 11월 26일까지 주식매매가 정지되고, 11월 29일 SK텔레콤과 SK스퀘어로 각각 재상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