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박정호 SKT 대표 “해외 투자자, 회사 분할에 ‘땡큐’…아마존은 지분투자도 검토”

막 오른 '뉴 SKT시대'…임시주총서 회사 분할안 의결

SK스퀘어 4년내 자산 75조 목표

SKT 연매출 22조원으로 키울것

전 임직원에 자사주 100주씩 지급

공정법 족쇄 풀린 SK하이닉스

공격적 M&A 나설지도 관심


“해외 기업설명회(IR)에서 SK텔레콤(017670) 분할에 대해 설명하자 나온 첫 마디가 ‘땡큐’였습니다. 특히 아마존은 SK스퀘어에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12일 서울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존속 ‘SK텔레콤’과 신설 ICT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의 분할안을 의결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마존과 (전략적 투자 관련) 논의 중인데 아마존과의 협업이 기대 이상으로 잘 되고 있어 서로 흡족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고 (아마존이) 지분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이 SK스퀘어의 첫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이미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에 투자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SK텔레콤과 협업하고 있다.

박 대표는 분할에 대한 다른 글로벌 투자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아마존 이외의 추가 투자 유치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박 대표는 “SK스퀘어와 SK텔레콤 모두 10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거래 정지 기간 동안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분할을 앞두고 10여일 간 미국 출장에 나서 현지 투자자·파트너사들과 만나 앞으로의 경영 전략을 설명하고, 자금 유치 활동을 벌였다.



박 대표는 이날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전 임직원에게 100주씩을 지급하겠다고도 밝혔다. 전 임직원이 주주가 돼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총 지급 주식은 52만주로, 지난 8일 기준 주가인 30만4,500원을 적용해 총 1,583억4,000만원 규모에 달한다.

관련기사



그는 또 임시주총에서 SK텔레콤 인적분할을 확정하고 앞으로 ‘SKT 2.0시대’를 본격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통신분야에 한정됐던 기존의 사업 구조와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개선된 투자 여건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는 오는 11월 1일 분사해 새로 출범한다. 주식 매매는 10월 26일부터 11월 26일까지 정지되고, 11월 29일 SK텔레콤과 SK스퀘어로 각각 재상장된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12일 서울 T타워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12일 서울 T타워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새로 출범하는 SK스퀘어는 반도체·ICT 투자전문회사로 변신해 오는 2025년까지 순자산 75조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현재 26조 원 규모에서 4년 내 3배 가량의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SK스퀘어에는 SK하이닉스·ADT캡스·11번가·티맵모빌리티·원스토어·콘텐츠웨이브 등이 포진한다. 특히 SK하이닉스에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로서 인수합병(M&A)을 하기 위해서는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만 해 그동안 투자 확대에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SK스퀘어가 직접 투자에 나설 경우 기존보다 반도체 사업 투자가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자회사의 배당수익과 기업공개(IPO) 등으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예정으로, 원스토어·ADT캡스 등의 IPO가 추진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당금과 자회사 IPO 외에도 글로벌 금융자금을 유치해 초대형 M&A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제공=SK텔레콤사진제공=SK텔레콤


존속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데이터플랫폼 사업 확장을 통해 지난해 15조 원인 연 매출을 오는 2025년까지 22조 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SK텔레콤은 통신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온전히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며 “이번 회사 분할의 가장 큰 목적은 주주가치 극대화”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지난 8월 아마존과 협력해 선보인 구독 서비스 ‘T우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울러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등 다양한 신사업에서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SK텔레콤은 비통신 영역에 공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체적으로 추가 투자 유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