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난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복합 악재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00원을 돌파하고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6만 원대로 주저앉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92포인트(1.35%) 하락한 2,916.38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를 끌어내린 것은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였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3.50% 급락한 6만 9,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1일(종가 6만 7,800원) 이후 약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장중 6만 8,700원까지 밀려나면서 올해 1월 세운 역대 최고가(9만 6,800원) 대비 29.0%나 급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투자가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9,790억 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삼성전자 순매도액만 7,630억 원으로 무려 78%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면서 올해 34조 5,000억 원을 순매수한 동학개미들은 패닉에 빠졌다. 최근 증권사들은 올 4분기 메모리 반도체의 고정 가격이 하락해 내년 2분기까지 조정받는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가파르게 내려 잡고 있다.
환율도 요동쳤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원 20전 오른 달러당 1,198원 8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201원 50전으로 마감한 지난해 7월 24일 이후 1년 2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전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가 1.6%까지 올라섰고 달러 강세 속에 달러인덱스 역시 94.43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전고점(94.50)에 근접한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특히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7년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웃돌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키웠다. 글로벌 복합 악재가 위력을 계속 발휘하면서 이날 일본·중국·대만 등 아시아 증시 역시 1% 안팎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상승세 지속과 공급망 병목 현상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돼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며 “원·달러 환율도 장중 1,200원을 터치하며 외국인 수급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