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취업자 67만명 늘었지만…3040 고용률은 'OECD 하위권'

통계청 '9월 고용동향'

7년 6개월 만에 가장 큰폭 증가

정부 "코로나 이전 99.8% 회복"

제조업·도소매업 여전히 부진

'나홀로 자영업자' 2.2만명 늘어

"고용 회복 낙관 어렵다" 지적도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9월 고용 동향을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9월 고용 동향을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9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67만 1,000명 증가해 7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코로나19 4차 확산에도 불구하고 비대면·디지털 전환 추세, 수출 호조 속에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취업자 수가 급감한 기저 효과도 한몫했다. 정부는 고용 시장이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사실상 회복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 꺼풀 들쳐본 고용 시장은 낙관하기 어렵다. 여전히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3040 고용률 또한 여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도·소매업과 자영업자 등 고용 취약 계층의 어려움은 나아지지 않았다.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는 제조업의 취업자 수 또한 여전히 전년 대비 마이너스다. 여기에 취업자 수 증가세도 공공의 지원을 받는 산업 부문에 집중돼 세금으로 만든 ‘착시 현상’이라는 비판 또한 제기된다.

◇2014년 이후 취업자 수 최대 증가, “99.8% 수준 회복”=통계청이 13일 발표한 ‘9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68만 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만 1,000명이 늘었다. 2014년 3월(72만 6,000명)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취업자 수는 지난 3월부터 7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1.3%로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 올랐고 15~29세의 청년층 고용률은 45.3%로 3.2%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은 같은 기간 0.9%포인트 하락해 동월 기준으로 2013년(2.7%)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실업자 수는 75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4만 4,000명 줄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68만 5,000명으로 13만 2,000명 줄면서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28만 명(11.6%) 늘어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운수 및 창고업에서 16만 3,000명(11.2%) 늘었고 교육서비스업에서 9만 8,000명(5.6%)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및 강력한 방역 조치로 감소세가 이어졌던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지난 9월 3만 9,000명이 늘어나 증가세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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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고용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며 사실상 코로나19 발생 이전 고점을 회복했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고용 시장 상황이 코로나19 발생 이전 고점 대비 99.8% 수준까지 회복됐다”며 “올해 중 코로나19 이전 취업자 수 수준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공공 일자리 착시” 비판, 3040 고용률도 OECD 하위권=하지만 고용 취약 계층의 어려움은 여전해 고용 시장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 또한 크다.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만 2,000명(-3.5%) 감소했다.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4만 1,000명, -3.4%), 제조업(-3만 7,000명, -0.8%) 등에서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4만 8,000명 감소했지만 고용원 없는 ‘나 홀로 자영업자’는 2만 2,000명 늘어났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고용률이 올라간 것은 긍정적으로 읽힌다”면서 “하지만 취업자 수가 증가한 산업이 공공 일자리 비중이 상당한 사회복지·교육서비스 부문과 운수 및 창고업 등에 치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소매업, 제조업 등 주요 업종이 여전히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양질의 민간 일자리 회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3040의 낮은 고용률 또한 지적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30~40대 고용률은 76.2%로 OECD 38개국 가운데 30위를 기록했다. 추세적으로 보더라도 지난해 한국의 고용률은 2015년(76.9%) 대비 0.7%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독일(84.9→85.8%), 일본(82.4→85.1%), 영국(83.0→85.1%), 프랑스(80.8→81.9%) 등에서는 고용률이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세대인 3040의 고용 부진은 서민 가정의 생계 곤란은 물론 우리나라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3040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제조업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권혁준 기자·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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