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실전 대비 없이 평화 지키는 강군 만들 수 있나


우리 공군이 미국에서 도입한 스텔스 전투기 F-35A가 수년째 실탄 없이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방사청은 2015년 12월 미군과 F-35A 25㎜ 기관포 탄약 구매 계약을 맺을 때 교육용 탄약만 계약했다. 미군이 우리 군의 실탄 사용을 인증한 뒤 방사청이 뒤늦게 실탄 구입 의사를 타진했지만 실제 도입 시기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말까지 40대가 전력화되는 F-35A 구매에는 8조 원이 투입됐다. 이 전투기를 가장 두려워하는 북한의 도발로 확전되더라도 실탄 한 발 쏠 수 없는 상태인 셈이다. 실탄 없는 F-35A 운용을 두고 정치권과 군 안팎에서 “북한을 지나치게 의식했기 때문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또 문재인 정부는 4년 전 북한의 핵전자기파(EMP)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공격을 현재 미사일 방어 체계로 막기 어렵다는 군 싱크탱크의 보고를 받고도 대응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를 체결한 뒤 우리 군의 실기동 훈련도 확 줄었다. 2016년 284회에 달했던 공군의 대화력전 훈련은 지난해 94회로 67%나 감소했다. 대화력전은 개전 초기 북한 장사정포와 지상군 도발을 신속히 제압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한미연합훈련은 남북군사합의 이후 대규모 야외 기동 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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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우선 강해지고 봐야 한다”고 말하면서 핵·미사일 고도화를 독려하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 군의 실전 대비는 너무 안이한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평화에는 강한 힘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말로만 군사력 강화 구호를 외쳐서는 강군을 만들 수 없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막강한 군사력을 갖춰야만 전쟁을 막고 안보와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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