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친 집값’ 잡지 못하면 인구 재앙 해법 없다


근본적인 저출산 대책을 서두르지 않으면 ‘인구 재앙’을 막을 수 없다는 경고가 나왔다. 서울경제가 13일 ‘인구 대적응의 시대…저출산 고령화 한국 경제의 대안은’을 주제로 개최한 ‘미래컨퍼런스 2021’에서 참석자들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저성장과 국가 경쟁력 추락 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 상태로 가면 30년 안에 소멸할 시군구가 105곳에 달한다”며 지방 소멸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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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8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꼴찌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로 잠재성장률은 1%대로 추락할 위기에 몰렸고 노동생산성도 OECD 상위 50% 국가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젠더·세대·지역 간 등 다양한 사회적 갈등의 근원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당장 닥친 문제는 청년들이 주거·양육·교육비 등 막대한 경제적 부담으로 결혼·출산 등을 꺼린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 분양된 서울 아파트 값은 4년여 사이에 평균 126.1%(10억 2,000만 원)나 치솟았다. “젊은이들이 ‘집값 핵폭탄’을 맞아 결혼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탄식마저 나온다.

역대 정부는 지난 15년 동안 저출산 대책에 총 180조 원을 쏟아부었으나 성과를 전혀 거두지 못했다. 더 늦기 전에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해야 한다. 선심성으로 재정을 살포하는 포퓰리즘 정책으로는 인구 절벽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여야 정파와 노사정을 초월해 범국가적으로 종합적인 저출산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제안처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외에 국회 인구위기대책특위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급한 과제는 시장 원리를 중시하는 부동산 대책으로 ‘미친 집값’을 잡아 청년들의 주거 불안을 덜어주는 일이다. 또 젊은이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도록 생활 여건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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