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학교 급식 노동자가 음식물 감량기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하면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학교 급식실에 설치된 음식물 감량기로 인한 사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지 1년 만에 같은 사고가 반복된 점을 지적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지난 1일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멈춰있던 음식물 감량기가 재작동하면서 배출부 주변을 청소하던 조리실무사의 오른쪽 손가락 두 개가 절단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앞서 2018년 10월 29일 급식 노동자가 음식물 감량기를 사용하던 과정에서 손가락이 절단된 사고를 시작으로 제주에서만 지난해 5월 22일까지 2년 6개월간 4차례나 절단·골절 사고가 발생했다.
이 교육감은 같은 해 7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잇따른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런데도 또다시 손가락 두 개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윤 의원은 "학교급식 조리 종사자의 끔찍한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교육감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학교 급식실 산업재해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하다 다치고, 숨 쉬다 죽는다'는 자조가 나올 정도로 급식 노동자의 안전은 아직도 먼 나라 이야기"라면서 "이들이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교육 당국이 예산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의원이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18~2020년)간 제주에서 발생한 급식실 산재 발생 건수는 2018년 16건, 2019년 14건, 2020년 25건으로 총 55건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기준 제주지역 급식실 인력 대비 산재 발생 비율은 2.09%로 전국 평균 0.5%와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