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대장동 의혹' 방어에 나서며 국정감사 대응 태세를 갖추는 모양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이 국감 자료 부실 제출을 빌미로 전날 이 후보의 '안방'격인 성남시청과 경기도청을 잇달아 항의 방문한 것에 관해 국감 범위를 벗어난 '망신주기식 국감'이라며 비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국감 대책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급기야 성남시청과 경기도청을 찾아가 윽박지르고 있지도 않은 자료를 내놓으라고 겁박까지 했다"며 "대선에 병적으로 집착하며 도 넘은 정쟁만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항의 방문에 대해 "철 지난 라떼식 쇼", "위력에 의한 외압"이라고 몰아세우며, "흑색선전인지 악의적 프레임 씌우기인지, 그 수준이 점입가경"이라고 맹공했다.
우원식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국감에선 (지자체와 관련해) 국가의 위임사무만 다룬다"며 "지방 고유사무에 해당하는 자료를 국회가 다 다루겠다고 하면 지방자치제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 후보 망신주기 국감을 노리는 것 같은데 대장동 의혹은 파면 팔수록 국민의힘 쪽으로 계속 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당은 무소속 곽상도 의원과 박영수 전 특검 등을 다시 전면에 앞세우며 대장동과 국민의힘의 연결고리를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대장동) 범죄의 뒷배는 국민의힘이 아니냐"며 "애잔한 노력으로도 진실을 호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대장동 의혹을 '오징어 게임'에 빗대 "말들을 움직이는 VIP가 따로 있을 것"이라며 국정농단 사건 변호를 맡았던 이경재 변호사와 곽 의원 등을 지목했다. 그는 "국민의힘에서 의혹의 몸통, VIP를 이 후보로 몰고 가고 싶어 하는데 그들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했다. 김진욱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박영수 전 특검과 관련한 자금 흐름 수사를 촉구하면서 "국민의힘은 자당 인사들과 관련된 대장동 특혜비리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은 이 후보의 국감 대응에도 나서고 있다. 이 후보가 경기지사 자격으로 출석하는 국회 행안위(18일)와 국토위(20일) 국감을 앞두고, 행안위 한정애 환경부 장관 자리에 이 후보 캠프 전략담당 출신인 민형배 의원이 들어가는 방안 등 상임위 위원직 사보임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남국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캠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의원님이 각 상임위에서 국감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이 후보와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감장에서 대장동을 가지고 전투를 벌이면 이 후보의 완승으로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야당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싼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서도 맹공에 나섰다. 당의 '총선개입 국기문란 진상조사 TF' 단장을 받은 박주민 의원은 국감 대책 회의에서 "덮어버리기엔 증거가 너무 많고 명백하다"며 "친정인 검찰의 신뢰와 명예 회복을 위해 똑바로 수사받아라"라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