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주미 한국대사가 13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 선언과 관련해 “목적과 방법, 과정 등에 대해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진행한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미 간 종전 선언 논의 상황에 대해 “미국은 진지하게 다루고 있고 합목적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UN 총회 연설에서 종전 선언을 제안했다.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 등을 통해 “흥미있고 좋은 발상”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안보실장 협의에서 한국 정부의 종전 선언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 대사는 “미국이 진지하게 검토 중이어서 방향성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종전선언 채택 과정과 이후 문제점 등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결정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일련의 북한발 발표문의 함의를 분석하고 있다”며 “해석에 따라 남북·북미 대화에 전진적으로 나갈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분석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종전 선언은 미국 대외 정책에서 우선 순위가 아닌데 우리 외교 당국이 무리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라며 “종전 선언은 ‘외교적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서는 “미국은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핵무장 필요성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전술핵 배치를 고려한 적이 없으며 고려 의향도 없고 고려해서도 안 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