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오는 16~19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4주 만에 다시 한미일 북핵수석협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미일 3국 간 종전선언 구상과 대북 인도주의 협력 구상이 구체화될 지 이목이 쏠린다.
15일 외교부는 노 본부장이 이번 방미를 계기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후나코시 다케히로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미·한일·한미일(韓美日)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3국 간 북핵 문제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북핵수석협의는 18일, 한일·한미일 북핵수석협의는 19일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노 본부장은 북한 문제 관련 러시아를 방문했던 결과를 미국과 공유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제안했던 종전선언 논의를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 본부장은 지난 14일 러시아에서 이고르 마르굴로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 겸 6자회담 수석대표와 한러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노 본부장은 회담을 마치고 러시아 측이 한국 정부의 '종전 선언' 제안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 입장을 표명했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할 의지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미 양국이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표현한 대북 인도주의 협력 구상도 구체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북한이 국경봉쇄 기조에도 불구하고 남포항을 통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구(UNICEF·유니세프)의 보건 관련 물자를 반입한 만큼 한국이나 미국이 제안하는 인도주의 지원에도 반응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이수혁 주미대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인도적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신뢰 구축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한미일 북핵수석협의는 지난달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지 4주 만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선출된 이후 처음 진행되는 한일 간 실무협의기도 하다. 기시다 총리가 외교를 중시하는 인물로 알려진 만큼 실무 단계에서 물밑 대화 등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보일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