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전체 발전량의 35.6%를 차지했던 석탄 화력발전이 오는 2050년이면 모두 사라진다. 탄소중립위원회가 현재 건설 중인 신규 석탄발전소 7기마저 조기 폐쇄하는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안’을 18일 심의 의결해 정부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탄중위가 이날 제출한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현재 건설 중인 7기의 석탄발전소를 2050년 조기 폐쇄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현재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의 발전용량은 7.2GW 규모다. 현재 국내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5%가 넘는다. 이들 대부분 가동 준비를 마쳤다. 가장 늦은 삼척화력발전소 역시 공사가 거의 완료돼 2024년부터 가동 예정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5일 국정감사에서 “신규 석탄발전소가 민간에서 정부의 승인을 받아서 짓고 있는 만큼 정부가 조기에 내용연수보다 앞당겨 운영을 중단시키기 어렵다”고 밝혔지만 2주도 되지 않아 뒤집혔다.
두 시나리오 중 A안은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력발전 자체를 전면 중단한다. 지난해 8월 제시됐던 초안 중 3안과 유사하다. 전환 부문에서 화력발전을 중단해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고 수송 부문에서 전기·수소차로 전면 전환해 배출량을 280만 톤으로 크게 깎는다.
B안은 석탄발전소는 전면 중단되지만 LNG 발전이 일부 유지된다. 대신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결과적으로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탄소포집·저장·활용기술(CCUS)을 A안(5,510만 톤 감축)보다 더 많이 활용해 8,460만 톤의 탄소를 제거한다. 직접공기포집(DAC) 기술 역시 A안에서 사용하지 않지만 B안에서는 740만 톤의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것으로 활용된다.
탈원전에 이어 값싼 석탄발전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감축이 진행되면서 전기요금 인상 등 국민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탄중위는 “탄소 비용을 가격에 반영해 탄소 중립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전기요금 가격신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력을 많이 쓰는 여름이나 겨울철 등에는 석탄발전 비중이 높아진다.
하지만 정부는 ‘절약’만을 강조하고 있다. 위원회는 일상생활에서 전기 소비를 절약하도록 생활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탄중위 2차 회의에 참석해 “에너지 다소비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