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퇴원 앞두고…우울증 치료받던 중학생 추락해 숨져

추락 뒤 응급실 아닌 정신병동으로 옮겨…유족 "관리 부실"

병원 "의식 명료하고 활력징후 정상 판단해 정신과로 옮긴 것"

지난18일 인천 한 대학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던 중학생이 건물 4층 휴게공간에서 지상으로 추락한 뒤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미지투데이지난18일 인천 한 대학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던 중학생이 건물 4층 휴게공간에서 지상으로 추락한 뒤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미지투데이




인천 한 대학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던 중학생이 건물 4층 휴게공간에서 지상으로 추락한 뒤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9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께 인천시 서구 모 대학병원 건물 4층 휴게공간에서 중학교 2학년생 A(14)군이 지상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A군이 다리 등을 크게 다쳐 치료를 받기 위해 정신과 병동에서 대기하다가 결국 숨졌다. A군은 우울증으로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병원 측의 허락을 받고 당일 휴게공간에서 산책하다가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병원 폐쇄회로(CC)TV와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족 측은 심한 우울증으로 과거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는 A군을 병원 측이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A군이 산책하던 휴게공간의 난간이 성인 가슴 높이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도 안전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A군이 추락한 뒤에도 병원 의료진은 응급실에서 치료하지 않고 정신병동으로 데리고 가 1~2시간 방치하면서 A군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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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병원 측은 추락한 A군이 지상에서 발견됐을 때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외상은 발견되지 않아 일단 정신병동으로 옮겼고 검사 절차를 진행해 수술을 준비하던 중 숨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A군이 추락한 휴게공간은 화재 시 대피용으로 쓰는 곳으로 구조대 접근 등을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높이의 난간이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A군은 치료를 통해 상태가 호전돼 이달 20일 퇴원을 준비 중이었다. 관계자는 A군이 퇴원 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산책을 허락한 것이라고 전했다.

병원 측은 추락한 A군이 처음 발견됐을 때 넘어진 것처럼 보였고, A군의 의식이 명료하고 활력징후가 정상으로 판단 돼 정신과 병동으로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병원은 현재 정확한 추락 전후 사정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 내부 CCTV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으며 병원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사고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병원 측의 업무상 과실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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