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SKE&S 2.4조 투자한 KKR 수익률 '7.5%' 기대

5년 후 현금 혹은 자회사 주식 등으로 상환

상환권은 SKE&S, 전환권은 투자자에 있어

지난달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서 최태원(오른쪽 두 번째부터)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이 SKE&S의 미래수소사회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고양=이호재기자지난달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서 최태원(오른쪽 두 번째부터)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이 SKE&S의 미래수소사회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고양=이호재기자




SKE&S에 2조 4,000억 원을 투자한 글로벌 사모펀드 KKR은 최소 7.5%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SKE&S는 다소 높은 수익률을 KKR에 제공하기로 했지만 대규모 자금을 차입이 아닌 자본 형태로 끌어들인 데다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면서 최악의 경우에도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어 새로운 길을 가기로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E&S는 KKR로부터 2조 4,000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형태 투자 계약을 확정했다. 신주 발행 규모는 단순 주식 수 기준으로 SKE&S의 지분 8.1%에 해당한다.

사진 설명사진 설명


업계는 양자가 합의한 상환 조건에 주목하고 있다. 상환 여부 뿐 아니라 상환 형태를 현금 또는 현물(주식)로 할 지는 SKE&S가 정한다. 이 때문에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회계 장부에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잡히며 SK E&S 재무 개선에 기여하게 된다.

대신 상환 전까지 KKR은 우선주 주주로서 연 4%의 현금 배당을 받는다. 우선주 중에서도 비참가적 누적적 우선주여서, 배당 후 남은 이익을 추가로 배당 받지는 못하고, 배당가능이익이 부족해 배당을 받지 못할 경우 다음해에는 전년에 못 받은 배당까지 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우선주 투자자는 보통 참가적 우선주를 선호한다.

KKR의 투자 5년 후부터 6개월 동안 SKE&S는 상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때 상환 가격은 내부수익률(IRR) 기준 7.5%를 충족해야 한다. 내부 수익률은 총 투자 기간을 연 단위로 나눠 환산한 것이므로 연간 7.5%의 수익률을 SK E&S가 맞춰준다는 의미다.



만약 KKR이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통보해야 하고 이 때 SKE&S는 자금을 상환해 주식 전환을 막을 수 있다.

관련기사



SKE&S가 상환하기로 결정할 경우 원금과 이자를 합쳐 현금이나 도시가스·신재생에너지·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주식 등을 현물로 주게 된다. KKR는 수소 등 신사업 확장으로 자금 소요가 많은 SKE&S가 5년 후에 돌려줄 현금이 부족할 가능성이 적잖아 자연스럽게 도시가스 자회사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편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지 선택권은 KKR이 갖고 있다. SKE&S가 상환하지 않는다면 투자 후 5년 6개월 이후부터 30년까지 KKR은 전환을 요구할 수 있다. 보통주로 전환 가액은 투자했을 당시 주 당 가격의 절반이며 KKR은 우선주 1주 당 보통주 2주를 받는다. 전환하면 KKR의 지분율은 16.2%로 올라가는 셈이다.

전환 과정에서 KKR은 보통주 기준으로 17.5%의 내부수익률을 조건으로 걸었다. 만약 전환했을 때 내부수익률이 17.5%에 미치지 못하면 KKR은 보통주로 전환하되 배당률을 4%에서 9%로 올린다. 모든 주주에게 배당한 후 남은 이익을 추가로 배당 받는 ‘참가적’ 요건도 추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SK E&S의 이번 투자 유치는 현실적으로 전환보다 상환 가능성이 높은 차입형 거래”라면서 “일반 차입 거래 시 빚을 상환하지 못하면 회사가 부도 나지만 이 거래에서는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KKR이 주주로 전환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서도 회사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SKE&S는 이번에 받는 투자금 중 6,000억 원을 빚을 갚는데 쓰기로 했다. 당장 올해 말 돌아오는 1조 5,000억 원 가량의 차입금 중 일부를 상환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는 최근 인수한 미 에너지 솔루선 투자(8,318억 원)와 수소·신재생 에너지 등 신사업을 포함한 운영자금(9,681억 원)으로 활용한다.

임세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