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시그널] 공정위, 미래에셋 일감 몰아주기로 뒤늦게 檢고발

중기부, 미래에셋자산운용·보험 등 고발 요청 수용

지난 5월 공정위 미래에셋그룹 제재 솜방망이 논란

미래에셋증권 본사미래에셋증권 본사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일가의 지배 기업에 일감을 몰아준 계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미래에셋 계열사들의 일감몰아주기를 적발했지만 과징금만 부과했는데 중소벤처기업부 요구로 뒤늦게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국회와 관계 당국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7월 중기부 요청에 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보험이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골프장에 일감을 부당하게 몰아준 사안에 대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91.86%를 갖고 있다.

중기부는 미래에셋그룹 골프장 주변의 중소 골프장이 미래에셋의 일감몰아주기로 피해를 입었다며 검찰 고발을 요구하자 검토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 고발 요청 제도에 따라 중기부가 요청하면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관련 사안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지난해 5월 공정위는 미래에셋운용과 미래에셋생명이 2015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서울호텔에 각각 93억 원(자산운용), 83억 원(생명보험)의 일감을 몰아줬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당시 재발 금지 명령과 함께 과징금 6억 400만 원(자산운용), 5억 5,700만 원(생명보험)을 각각 부과했다.

관련기사



공정위는 당시 의결서에 “미래에셋에서 박현주의 위상, 블루마운틴과 포시즌스 서울에 대한 관심을 고려하면, 박현주의 동의 없이는 이러한 거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박 회장의 묵시적 동의나 승인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초기 관여만 했을 뿐 직접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생명 외에도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컨설팅·멀티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벤처투자·미래에셋펀드서비스에도 과징금을 부과했다. 특히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앞두고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아 검찰 고발 위기에 놓이면서 발행어음 인가 진행이 보류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검찰 고발은 이어지지 않아 미래에셋증권은 올 해 5월 발행어음 인가를 받았다.

중기부가 검찰 고발을 요청한 대상은 공정위가 검토한 기업들과 일부 차이는 있지만 국회 등에서는 공정위가 미래에셋그룹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결과적으로 미래에셋은 검찰에 고발됐다”며 “작년에 공정위가 고발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아 미래에셋증권은 인가요건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인가를 획득한 사실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이에 고발 여부를 결정할 때 다른 법과의 관계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임세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