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이 개인의 안구 홍채 인식으로 거래하는 암호화폐를 선보인다. 이미 13만명이 자신의 홍채를 시스템에 등록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유명 기업가 샘 알트먼이 창업한 암호화폐 기업 ‘월드코인’은 ‘오브(The Orb)’라고 부르는 홍채 스캔기기 30대를 배포했다. 오브에 사용자가 자신의 안구 홍채를 찍어 올리면 암호화폐 청구권이 지급된다. 월드코인의 암호화폐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구축되며 내년 초부터 지급될 예정이다. 아직 암호화폐의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다. 월드코인은 다음달 수백 개의 오브를 출시할 계획이며 매달 4,000대의 장치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월드코인은 지금까지 아프리카, 남미, 유럽, 아시아의 12개국에 오브를 배급해 왔다. 가장 생산성이 높은 오브 소유주는 교대로 일하는 20명을 고용해 칠레에서 1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코인의 홍채 인식 시스템은 사용자의 홍채 사진을 스캔해 문자와 숫자의 고유 문자열로 변환하는 원리다. 홍채로 암호화된 코드는 사용자가 월드코인 암호화폐의 청구 여부 확인에 사용된다. 지금까지 이미 약 13만명이 이 프로젝트에 자신의 홍채를 등록했다. 월드코인은 현재의 속도로 사람들이 가입하면 향후 2년 이내에 10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많은 암호화폐와 마찬가지로 월드코인의 암호화폐도 어떠한 실물자산에도 연동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기에 따라 가치가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월드코인은 이 코드가 새로운 금융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로서 가치가 있다는 입장이다. 월드코인은 총 100억개의 암호화폐를 발행할 계획이다. 80%는 사용자에게, 10%는 회사 투자자에게, 10%는 오브 제조와 네트워크 개발을 위한 재단에 배포된다고 FT는 전했다.
샘 알트먼은 월드코인의 암호화폐를 부의 분배 도구로 사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보편적 기본소득을 줄곧 주장해온 알트먼은 전세계 인구에 홍채 인식 대가로 정기적으로 공짜 돈으로서의 암호화폐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