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을 키운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자동차 시장 대세로 떠올랐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현대차(005380) 투싼과 기아(000270) 신형 스포티지 등 준중형 SUV는 총 4만 9,495대가 판매됐다. 각 차급 판매 실적에서 1위다. 작년 3분기(2만 5,356대) 대비 판매량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SUV 시장에서 준중형은 이미 중형을 제쳤다. 중형 SUV는 4만 3,346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작년 판매량 5만 2,970대보다 1만 대 가량 판매가 준 것이다. 3위는 중형 승용(2만 8,226대)이 차지했다.
준중형 SUV 돌풍 배경에는 우선 신차 효과가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신형 스포티지는 올 3분기에 1만 4,036대(내연기관 1만 1,641대, 하이브리드 2,422대)나 팔렸다. 작년 3분기 구형 스포티지 판매량 4,007대보다 250.3% 급증했다. 전용 전기차 가운데 8월 출시된 기아 EV6(4,564대), 4월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 5(9,767대)가 많이 팔린 것도 한몫했다. 투싼도 9,886대가 팔려 작년 3분기에 비해 78.3% 판매량이 늘었다.
넓어진 차체도 준중형 SUV의 매력을 높인 요소다. 신형 스포티지는 전장(차체 길이)이 4,660㎜로 이전 모델(4,485㎜)보다 175㎜ 길어졌다. 실내 공간 크기를 좌우하는 축거(앞뒤 바퀴 간 거리)는 2,755㎜로 85㎜ 늘었다. 현대차의 중형 SUV 싼타페(전장 4,785㎜, 축거 2,765㎜)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역시 중형 SUV인 르노삼성차의 QM6(전장 4,675㎜, 축거 2,705㎜)와 비교하면 축거가 오히려 더 길다.
전용 전기차는 실내 공간만 놓고 보면 중형 SUV를 넘어선다. 내연기관과 달리 엔진 공간이 없어 실내 공간 확보가 용이해진 영향이다.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와 EV6는 축거가 각각 3,000㎜, 2,900㎜로 중형 SUV를 넘어섰다. 현대차의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의 축거(2,900㎜)보다 길거나 같다. 실내 공간이 그만큼 넓다는 의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큰 차를 선호하지만, 중형 SUV를 사는 데 부담을 느꼈던 소비자들이 크기에서 차이가 별로 없는 준중형 SUV를 많이 선택했을 것”이라며 “당분간 준중형 SUV의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