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이 25일 진행됐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1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그룹에 던졌다.
이날 오전 10시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고인의 추도식은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20여 분간 진행됐다. 그룹 사장단 등이 참석하는 추도식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유족들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코로나19 4단계 방역지침이 내려진 상황이나 형사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 등의 상황을 감안해 최대한 조용히 식을 치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 관계자는 “대규모 행사 대신 간소하고 소탈하게 하자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들만 참석한 채 추도식이 차분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날 1주기를 맞아 경기도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에 이건희 회장의 흉상을 설치했다. 이 부회장은 추도식 후 곧바로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흉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제막식에는 이 부회장 이외에 사장단 5명만 참석했다. 고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인제제일 철학을 바탕으로 창의적 핵심인재를 양성하는데 힘써온 것을 기려 흉상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고 이건희 회장이 우리를 떠난 지 벌써 1년이 됐다. 고인에게 삼성은 삶 그 자체였고, 한계에 굴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으로 가능성을 키워 오늘의 삼성을 일구셨다”며 추모를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또한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말해, 새로운 삼성을 일궈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대외적으로 경영과 관련한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날 사내 블로그에 온라인 추모관도 개설했다. 또한 사내 게시판에는 ‘세상을 바꾼 거인, 고 이건희 회장님을 그리며’라는 제목으로 1주기 추모 영상과 신경영 특강 영상을 공개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10월 25일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014년 5월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은 지 6년 5개월 만이었다. 고인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 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오른 뒤 탁월한 경영 능력과 안목으로 반도체와 모바일 등 분야에서 세계 일류기업의 토대를 닦은 경영인으로 평가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