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단독] 방배5구역 이번엔 ‘오염토’ 날벼락…1,000억 쓰고 사업도 밀릴 판

표본조사 10곳서 모두 불소화합물 발견

정화에 최대 10개월, 975억원 이상 소요될 듯

1,600여가구 공급 내년 이후로…분양가 인상도





갈 길 바쁜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이 착공을 눈앞에 두고 ‘오염토’라는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오염토 정화 작업에만 1,000억원 가까운 예산과 10개월 이상을 들여야 할 상황인데, 연내 분양 무산은 사실상 확실해졌다. 가뜩이나 공급 절벽을 시달리고 있는 분양 대기자들 입장에서도 공급 연기에 일반분양가 상승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시름을 앓게 됐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방배5구역 재건축조합은 이달 착공계 제출을 앞두고 실시한 토양 오염물질 조사 결과 표본조사지역 10곳 모두에서 오염물질인 ‘불소화합물’이 발견됐다. 조합은 지난 5월 1차 조사를 시작한 후 10곳에서 불소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보고를 받자 7월과 8월 각각 2, 3차 조사를 추가로 진행했다. 하지만 결국 표본조사지역 전부에서 오염토가 발견되면서 정화작업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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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측은 정밀조사 후 정화작업 실시 여부가 확정될 경우 최대 10개월 이상, 정화비용 975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합 측은 “관련법에 따르면 오염토 발견시 토양정화작업을 실시하고 이후 정부 인증 기관에서 정화 검증이 완료된 후에 비로소 본공사를 착수할 수 있다”며 “구역 내 모든 지역이 불소에 오염됐다면 토양정화량은 97만 5,600톤으로 정화비용은 975억원 플러스 알파(α), 정화기간은 10개월 플러스 알파(α)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로 방배5구역의 연내 분양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 분양가 인상, 개발이익 비례율 상향 등 문제로 내부 진통을 겪고 있던 와중에 오염토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사업 지연과 사업비 인상 등 악재가 겹치게 됐다. 조합원들은 ‘날벼락’이 떨어졌다는 반응이다. 한 조합원은 “지금까지 아무 문제없이 살던 동네에서 오염토 때문에 새 집을 못짓는다는게 말이 되냐”며 “수백억원을 아무렇지도 않게 더 들여야 한다는 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냐”고 반발했다.

대규모 연내 분양 가능성이 있던 물량이 사라지면서 분양 절벽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 주택시장 불안도 이어지게 됐다. 방배5구역은 총 3,080가구의 대규모단지다. 일반 분양 물량만 1,686가구에 이른다.

여기에 조합 측이 오염토 정화에 소요되는 비용 중 상당액을 일반분양가에 반영할 계획이어서 분양가 또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 관계자는 “정화비용은 분양가상한제 하에서 택지비 가산 비용으로 일반 분양분 만큼 가산이 가능하다”며 “일반분양분과 조합원 분양분은 약 4대 6 정도로 예상되는데 정화비용 1,000억원 중 400억원을 일반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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