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왕의 조카인 마코 공주가 결국 여론의 반대 속에서 혼인신고서를 제출하며 결혼했다.
26일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왕실 사무를 담당하는 행정기관인 궁내청 직원이 이날 오전 10시께 마코 공주와 고무로 게이의 혼인 신고서를 이날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했고 신고서는 수리됐다. 이로써 마코와 고무로는 부부가 됐으며, 마코는 왕실 규정에 따라 왕족의 지위를 잃고 이름도 ‘고무로 마코’가 됐다.
이번 마코의 결혼을 두고 일본 국민들은 격렬하게 반대했다. 아사히신문 계열의 주간지 아에라가 지난달 인터넷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무려 응답자의 93.3%가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할 마음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마코 공주는 지난 2017년 약혼을 발표했는데, 고무로의 모친이 결혼을 전제로 만나던 남성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등 금전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여론이 악화됐다. 왕실을 떠날 때 지급되는 약 16억원 상당의 정착비를 노린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이번 결혼에 대한 반대 여론은 더욱 높아졌다. 특히 지난 9월 긴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은 고무로의 모습이 공항에서 포착되면서 보수적인 일본 여론은 더욱 들끓었다.
이 같은 비난 여론에 궁내청은 마코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중의 반대를 의식해 마코는 정착비를 수령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이날 결혼도 결혼식 등 별도의 예식 없이 혼인신고만으로 절차를 완료했다. 이날 오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마코와 고무로는 "이번 결혼으로 폐를 끼치게 된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왕실을 떠난 마코는 고무로와 함께 도쿄의 한 아파트에 머물며 미국으로 건너갈 준비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무로는 지난 2018년 미국 뉴욕 포덤대 로스쿨을 다녔으며 올 7월 뉴욕주 변호사 시험을 치렀다. 변호사 시험 결과는 다음달 쯤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