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보사연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 64세로 5년 올려야"

고령자 노동시장 참여 확대 속에

단계적 가입상한 연령 연장 주장





현행 만 59세까지인 국민연금 의무 가입 상한 연령을 64세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의무 가입 상한 연령과 수급 개시 연령이 맞지 않아 가입 공백과 소득 단절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의무 가입 연령 상향 조정’ 논의가 고령화사회 현실에 맞춰 다시 시작될지 주목된다.



26일 이다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부연구위원은 ‘국민연금 가입 상한 연령 연장의 적절성 연구’ 보고서에서 “고령자들을 둘러싼 사회경제적·문화적 제반 여건이 크게 바뀐 현실을 고려해 연금 정책에서 가입 상한 연령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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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국민연금 수급 개시 나이는 현행 법정 정년과 같은 60세로 설계됐다. 하지만 1998년 1차 연금 개혁 당시 재정 안정 차원에서 2013년부터 5년마다 연금 수급 나이를 기존 60세에서 1년씩 늦춰 2033년에는 65세로 조정되도록 했다. 2021년 현재 연금 수급 개시 나이는 62세다. 하지만 의무 가입 나이 상한은 만 59세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의무 가입이 종료되더라도 연금 수급이 개시되기까지 가입 공백과 소득 단절이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무 가입과 수급 개시 연령을 연동해 가입 종료와 동시에 연금을 받도록 하는 공적 연금의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사연은 가입 상한 연령을 유지하기로 한 정책 결정이 현시점에는 설득력이 없다고 분석했다. 우선 고령자들의 노동시장 참여가 과거 대비 크게 확대된 점을 꼽았다. 보사연에 따르면 국민연금 의무 가입에서 제외되고 있는 60~64세 취업자 중에서 상용직 임금근로자 비율이 2005년 11.5%에서 2020년 33.3%로 3배 가까이 늘었고 연금 수급자와 비(非)수급자 모두 지위를 막론하고 ‘생계 유지를 위해’ 장래에도 근로를 계속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런 연구 결과들은 60~64세 고령자 집단의 노동시장 참여 특성을 더욱 정교하게 관찰해 가입 상한 연령 연장의 가능성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환기한다고 보사연은 지적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고령자들의 경제활동 참여 현황 등을 살펴본 결과, 가입 상한 연령의 연장이 가능한 고령자 규모가 최근으로 올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이미 의무 가입과 수급 개시의 공백기를 거친 고령자 집단에서도 상당 부분 가입 여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 파악의 용이성, 소득 수준, 보험료 부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60세 이상 임금근로자부터 단계적으로 가입 상한 연령을 연장하는 것이 현시점에서는 가장 적용 가능한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세종=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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