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정비 사업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4,300여 가구 규모의 동대문구 이문3구역이 착공 승인을 받았다. 그간 동대문구청과 조합이 이견을 보이며 사업 지연 요인이 됐던 구역 내 지하차도 철거 문제가 해결되면서 1,600여 가구 수준인 일반 분양도 내년 초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이문3구역 재개발 조합은 동대문구청으로부터 지난 26일 착공신고필증을 받았다. 지난달 2일 관리처분 계획 변경 인가를 받은 뒤 약 두 달 만이다. 조합은 착공 승인에 따라 곧바로 공사 착수에 나서는 한편 조합원 분양 등 후속 일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당초 이문3구역의 착공은 내년으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태였다. 구역 내 지하차도 철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착공이 계속 지연됐기 때문이다. 구청은 구역 내를 지나는 독구말 지하차도 철거가 선행돼야 착공 승인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입장을 선회해 지하차도를 철거하면서 공사를 진행하도록 승인했다. 구청의 한 관계자는 “조합이 제출한 철거 계획서를 바탕으로 유관 부서 및 시공사와 협의가 완료돼 철거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착공에 들어가더라도 기대를 모았던 ‘연내 분양’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합의 한 관계자는 “착공 지연과 관련된 문제가 해결돼 예상보다 빠르게 착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조합원 동호수 추첨까지는 올해 가능하겠지만 일반 분양은 올해는 어렵고 내년 초쯤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후속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경우 이르면 내년 1월 분양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소 일정이 밀렸지만 ‘공급 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서울 주택 시장에서 조만간 4,300여 가구 규모의 대규모 물량이 풀린다는 점은 희소식이다. 이문3구역은 총 4,321가구 중 일반 분양 물량도 1,641가구에 달한다. 총 1만 2,000여 가구 규모의 이문휘경뉴타운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뉴타운 내에서 가장 속도가 빠른 이문1구역(2,904가구)이 분양 일정을 당초 연내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룬 상태여서 이문3구역이 가장 빨리 분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문3구역은 일반 정비 사업과 달리 2개 구역(3-1구역·3-2구역)으로 나눠 고밀도와 저밀도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결합 재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도 제한으로 묶인 용적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3-2구역의 용적률을 3-1구역에 나눠주고 이로 인해 발생한 3-1구역의 수익을 3-2구역과 나누는 형태다.
이를 통해 동대문구 이문동 일대 15만 4,783㎡ 부지에 지하 7층~지상 41층, 아파트 25개 동 및 부대 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문3-1구역에 4,169가구, 3-2구역에 152가구가 각각 예정돼 있다.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신이문역까지 도보 5분 거리로 입지도 우수하다. 시공은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맡는다. 2008년 조합이 설립됐지만 시공사 교체 등의 문제로 사업이 계속 지연됐다. 이후 2015년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지난해 7월 사업시행 변경 인가, 9월 관리처분 계획 변경 인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