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호실적에 따른 랠리가 주춤하면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7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0.51% 내렸는데요. 전반적인 분위기는 좋지만 지속적인 상승에 대한 부담과 비자카드 같은 일부 기업의 주가급락의 영향이 컸습니다. 이와 별도로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이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에서 테슬라를 따라잡겠다는 발언도 시장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더딘 고용증가에 대한 직관적 분석을 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개학을 했는 데도 왜 고용증가가 적을까했던 궁금증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는데요. 여기에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린 수요 관련 내용을 추가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특히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분석기관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이 꼽은 2022 10대 리스크 전망도 전해드립니다.
“美, 코로나로 73만 여 명 사망…할아버지·할머니 사망에 애를 봐줄 사람이 없다”
며칠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클라우디아 삼이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고용증가세가 예상보다 약한 데 대한 것인데요.
그는 “경제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죽음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지도 분석하지도 않는다”며 “500만 명의 노동자는 문자 그대로 사라졌다. 이들 중 일부는 부모가 일하러 갔을 때 아이를 돌봐주던 할머니와 할아버지”라고 적었습니다.
이 글 밑에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요. “나는 항상 이 부분을 얘기해왔다”거나 “동의한다. 추가로 외국인 노동자 부족이 겹친 것”이라는 말들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명확한 해석에 놀랐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3일 현재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는 73만6,875명입니다. 이 자체만 놓고 봐도 이미 엄청난 이들, 노동자들이 코로나로 세상을 등졌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좀 더 보면 클라우디아 삼의 말처럼 노년층이 많습니다. 코로나가 이들 연령에 더 치명적이기 때문인데요.
실제 나이대별로 보면 85세 이상이 19만8,648명이 사망했습니다. 75~84세가 19만2,375명, 65~74세도 16만6,424명이나 됩니다. 미국은 의무복무제가 없고 사회생활을 우리보다 전반적으로 일찍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부모가 될 수 있는 55~64세도 10만4,088명이나 코로나에 희생됐습니다. 이들만 더해도 약 66만 명이나 됩니다.
모두가 손자, 손녀를 돌봤던 것은 아니겠지만 상당 수가 그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은 어린 아이들은 집에 있든 어디에 있든 꼭 보호자가 있어야 합니다. 스쿨버스를 타고 내릴 때도 그렇지요. 이를 보면 단순히 학교를 연다고, 급여를 더 준다고 해서 고용이 급격하게 늘 수 없는 요소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회사에 바로 복귀할 수 없는 제약요인이지요. 앞으로도 한동안 고용증가세가 급격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날카로운 분석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피해와 인명손실이 너무 많다 보니 이제는 미국에서도 사망자에 대한 얘기는 많이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쩌면 핵심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을 경제학계와 시장에서 놓쳤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차적으로는 사망자만 봐서 그렇지 완치 후에도 있을 수 있는 부작용과 예전 같이 않은 몸상태는 더 많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아이돌봄과 외부활동을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강화한 이민정책에 외국인 노동자 감소, 코로나로 인한 해외 노동인력 공급 감소, 팬데믹 이후 조기 퇴직자가 300만 명에 달한다는 점도 복합적 요소로 작용했을 겁니다. 하지만 좀 더 직접적이고 확실한 설명을 놓칠 수는 없는데요. 거시경제를 볼 때 항상 다각도로 보고 자기확신에 빠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美, 3분기 GDP 성장률 추정치 2.8%…“수요 강해 4분기 탄탄할 것”
이번에는 수요와 성장 얘기입니다. 현지 시간으로 목요일인 28일,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수치가 나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시장 추정치가 2.8%라고 했는데요. 2분기(6.7%)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집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큰 걱정은 안 한다고 하는데요. 여전히 상대적으로 탄탄한 수준이고, 공급망 문제가 해결되면 더 나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셉 라보르냐 나티시스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약세는 공급문제 때문”이라며 “경제는 여전히 근본적으로 튼튼하며 전체적인 방향에서 이번 3분기만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도 전해드렸듯 수요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꽤 놀랍다. 소비를 위한 수요가 계속 있다”며 “공급망 쇼크가 있음은 분명하지만 총재고를 보면 나쁘지 않다. 수요가 강하다”고 전했는데요.
그는 지난 수년 간 미국 소비자들이 약 6,500억 달러를 덜 소비했다고 봅니다. 여기는 코로나로 인한 것도 포함되겠지요. 그런데 2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이 있었지요. 현금도 가정으로 갔구요. 추가로 넘치는 일자리에 임금인상에 따른 소득증가 전망을 고려하면 내년까지 수요가 지속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입니다. 공급망 문제로 제품 공급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는 시간이 지나면 완화할 것이라는 얘기죠.
에드 모야 오안다 수석 시장 전략가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그는 “이번 어닝시즌은 가격 문제와 소비자들이 치솟는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며 “지금까지는 소비자들이 이를 감당할 수 있어 보인다”고 했는데요. 가격이 올라도 어느 정도 소비자들이 이를 감내하면서 소비를 이어가고 있고 수요가 한동안 갈 것이라는 뜻이죠.
반도체 수요도 그렇습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메타버스에 앞으로 상당한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에 “우리는 향후 5~10년 동안 고성능 컴퓨터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메타버스 관련 수요가 있다고 본다”며 더 높은 성능과 용량이 필요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 때문에 전반적으로 4분기에는 경제성장에 상당한 가속도가 붙고 2022년에는 코로나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경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CNBC는 “3분기 성장이 꽤 좋지 않아 보이지만 이는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며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고 대신 내년에는 보다 정상적인 상황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결이 다르긴 하지만 이날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도 흥미로운 얘기를 했는데요. 그는 GM이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 있다며 ‘틀림없이(absolutely)’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GM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도 그게 테슬라의 몰락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테슬라의 점유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IHS마킷은 지난해 79%였던 테슬라의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이 올해 56%로 떨어질 것으로 봅니다. 2025년에는 20%까지 낮아진다는데요.
하지만 경제를 볼 때는 꼭 비율과 숫자를 같이 봐야 합니다. 한해 미국 자동차 판매대수를 1,500만 대라고만 쳐도 여기에서 20%는 300만 대를 의미합니다. 시장이 작을 때는 79%, 56% 같은 절대적인 수치가 가능하지만 대중화가 이뤄지면 시장은 커지는 대신 점유율은 줄게 됩니다.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내몫(테슬라)이 커집니다.
이코노미스트 EIU가 뽑은 10대 리스크…①미중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디커플링 ②생각보다 급격한 긴축에 따른 주식시장 붕괴
오늘은 전해드릴 내용이 좀 많은데 마지막은 이코노미스트 산하 EIU의 내년 리스크 전망입니다. 10개 항목인데 그게 무엇인지만 봐도 글로벌 경제를 이해하고 감을 잡는데 도움이 됩니다.
① 미중 관계 악화에 따른 글로벌 경제 디커플링
② 예상 외의 빠른 긴축에 따른 미 주식시장 폭락
③ 중국 부동산 시장 붕괴가 이끄는 글로벌 경기둔화
④ 신흥국 인플레 대응 위한 금리인상 경기회복 방해
⑤ 백신에 저항성 갖는 새 변이 발견
⑥ 중동 등 광범위한 사회불안에 따른 회복 저해
⑦ 중국-대만 긴장고조에 미국 개입
⑧ EU와 중국 관계 급랭 가능성
⑨ 브라질 등 심각한 가뭄이 전세계 기아 유발
⑩ 국가 간 사이버 전쟁에 따른 국가기간시설 마비
우선 미중 갈등에 따른 글로벌 경제 디커플링(탈동조화)은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연말이 1단계 미중 무역협정 만료일이고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중 관계가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역, 기술, 금융, 투자 등에서 미국 편, 중국 편이 갈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2번이 중요할텐데요. 아는 내용이지만 이코노미스트지에서도 뽑았고 2번 항목에 있다는 것을 보면 계속 주시해야 할 부분입니다. 3번은 헝다그룹 사태 이후 관련 기업 부실과 부동산 시장 급락에 중국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을 보고 있는 것이구요. 다음은 브라질과 멕시코, 러시아 등 신흥국의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이 해당 국가들의 경기둔화 혹은 침체를 불러오고 전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추가로 7번은 1번과도 연관돼 있는데 실제 미국 내에서는 중국과 대만의 군사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태입니다. 대만인들도 홍콩 사태 이후 중국 공산당 지도부를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절대적으로 커졌고 미국에 강하게 의존하고 있지요. 바이든 대통령도 실수라지만 중국의 대만침공 시 방어의지를 내비쳤고 유엔가입 얘기도 하고 있습니다. 대만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 자신들의 영토가 걸린 사안으로 절대 타협할 수 없는 항목입니다.
무엇보다 대만의 경제적 중요성은 TSMC에 있습니다. 대만의 경제규모도 큽니다만 무력충돌로 TSMC의 가동에 영향을 받거나 중국이 TSMC를 점령하는 날엔(절대로 전쟁은 안 됩니다), 전 세계 경제에 엄청난 폭풍이 밀어닥칠 수 있습니다. 미중 기술갈등도 단번에 국면이 뒤바뀝니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독립이 가능해지는 수준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실제 확률은 낮지만 전문가들이 작은 충돌 가능성도 크게 우려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