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위험 투자 상품으로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SEC가 최근 비트코인 ETF 상품을 승인하며 관련 상품이 출시되자마자 암호화폐 가격도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SEC가 최근 발키리인베스트먼트가 낸 비트코인 레버리지 ETF 신청 건에 대해 발키리 측에 ‘신청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상품은 비트코인 선물 지수를 1.25배 추종하거나 은행 등에서 빌린 돈으로 ETF에 투자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SEC는 레버리지 ETF가 지나친 변동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뉴욕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 선물 지수가 오르내리는 것에 따라 수익 또는 손실이 결정된다. 그러나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10% 상승하면 22.5%의 수익(1.25배)이 나는 것이 장점이지만 반대로 지수가 내리면 손실 또한 그만큼 커진다. 레버리지 ETF가 고위험 금융 상품으로 분류되는 까닭이다.
한 관계자는 WSJ에 “SEC는 비트코인 ETF를 허용했으나 손실 위험이 큰 파생상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발키리 외에 다른 운용사들이 연이어 낸 비트코인 ETF 신청 건들도 승인 문턱을 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앞서 디렉시온이라는 운용사도 비트코인 선물 지수가 떨어지면 오히려 수익을 내는 인버스 ETF 출시를 허용해달라고 SEC에 요청한 바 있다.
비트코인 ETF 최초 승인에 환호했던 암호화폐 시장으로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TF 출시 직후 6만 7,000달러까지 육박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현재 6만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