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노태우 빈소에 이순자 여사 조문…윤호중 “全 국가장 있을 수 없어”

이순자, '5·18 사과 생각 묻자' 묵묵부답

윤호중 "전두환, 5·18 정신 훼손 입장"

김태호 “역사 속 변화와 의미 있는 틀 닦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조문 이틀째인 28일에 전두환 씨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빈소를 찾았다. 또 여야 전현직 정치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 여사는 이날 오후 1시53분께 아들 전재국 씨와 함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았다. 유족인 노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와 아들 노재헌 변호사가 이 여사를 맞이했다.

이 여사는 빈소 밖에서 '5·18 사과 생각이 없는가', '유족에게 무슨 말씀을 하셨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경호원 3명에 둘러싸여 곧바로 차량을 탑승해 현장을 빠져나갔다.

임재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이 여사는) 전두환 대통령이 건강이 좋지 않아 함께 못왔다고 죄송하다고 말했다”며 “(노 변호사가) 영부인하고는 오랫동안 같이 여러가지 일했기 때문에 옛날 얘기하고 건강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세종시 연기면 국회의사당 분원 예정 부지를 방문해 행사 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세종=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세종시 연기면 국회의사당 분원 예정 부지를 방문해 행사 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세종=연합뉴스


여권 정치인의 조문도 게속 됐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빈소를 찾아 방명록에 “거듭된 사과와 반성을 기억하겠습니다. 더 이상 용서받지 못하는 대통령이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윤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현대사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 모두를 갖고 계신 분”이라며 “정당하게 온전히 평가를 받기에는 많은 환경이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김대중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이후에 신군부에 대해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고 말씀하셨을 때 그 분에 대한 감정은 다 내려놨다”며 “역사적으로 또 국민 모두의 마음으로 이 용서가 다 이루어진 것 같진 않아 안타깝게 생각하고 가시는 길 편히 가시길 바라며 조문 오게 됐다”고 말했다.

국가장 결정에 대해선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역사를 정리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이 온전히 평가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아직도 사죄하지 않는 그 분이 있어서”라며 전 씨를 겨냥했다. 또 윤 원내대표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국가장은 있을 수 없다”며 “추징금도 납부하지 않았고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그 정신을 훼손하는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우윤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북방 정책을 열심히 하지 않았나. 저는 러시아 대사를 했기 때문에 그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과가 엇갈리지만 국가장으로 결정된 데 대해서는 “12.12나 5.18에 대한 명백한 과오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에 대해 고인과 그 아들을 제가 한 두 차례 만났는데 아주 진정어린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결정한 데 대해서 상당히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진정으로 뉘우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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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6공화국 들어서 여소야대가 되고 야당이 워낙 거목들이 있는 환경이라 그렇긴 했어도 협치를 그떄만큼 잘한, 전반기 2년간이 아마 국회가 가장 모법적인 협치의 기간이었다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야권 정치인들도 잇달아 조문했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역사 속에 아픔도 있었지만 북방 정책을 비롯해 소중한 역사 속 변화와 의미 있는 틀도 닦으신 분”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아쉽기도 하고 정말 잘 영면하셔서 하늘에서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계속 그 뜻을 잘 보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생가가 위치한 대구 동구 국회의원들도 빈소를 찾았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대구동구을)은 “얼마 전 대통령 생가를 다녀왔는데 오늘 이렇게 가서 참 안타깝다”며 “주민들도 많이 왔는데 다 같은 마음으로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부분은 우리 역사가 평가하지 않겠냐”며 “공도 있고 과도 있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조문을 왔다”고 대답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대구동구갑)은 “아드님이 당시 우리 지역에 내려와 활동한 적도 있다”며 “우리 지역에 장학금을 준다든지 해서 한 번씩 만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공과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과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가 뭐하다”며 “북방 정책이나 남북한의 화해 기류, 또 간과하고 있는 범죄와의 전쟁, 치안 강화한 부분에 대해서는 노 전 대통령이 신경 썼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장 반대 의견에 대해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하나의 고통”이라며 “공과가 있는 만큼 그에 따라 예우해드릴 건 예우하고 청산할 것은 청산하고 이러는 것이 미래를 향해 가는 데 좀 더 나은 행보가 아니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을)은 국가장 반대 의견에 대해 “제가 청와대 근무할 당시에도 위중한 상태였기 때문에 유고 시에 국가장 여부와 국립묘지 안장 여부를 내부에서 검토한 적이 있었다”며 “그때도 여러 요건보다는 국민들의 정서, 국민들의 단합된 의사를 존중해서 최종적으로 결론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노재헌 후배는 바로 옆 학교 1년 후배고 대학도 1년 후배라 대학 시절 안면이 있었다”며 “그래서 개인적 인사도 나누고 했다”고 말했다. 공과 의견이 갈리는데 대해선 “북방외교 통해 국제 위상 높이고 안으로 주택 문제, 고도 경제 성장에서 나타난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보통사람 시각에서 정책을 펴오며 많은 업적을 남긴 정부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장 반대와 관련해서는 “대한민국 역사는 그래도 오롯하게 세계가 가장 부러워하는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고 그 역사 중심 축에서 국가를 이끈 국가 원수 지위를 갖고 있다”며 “그분들 공과가 다소 문제 있다 해도 국가적으로 국민적으로 예우를 갖춰서 국가장으로 하는 게 대한민국의 더 좋은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 기본적인 에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은 “이 분이 살아오신 과정을 보면 어두운 면도 있지만 우리 사회가 이렇게 발전하는 데 공도 간과할 수 없지 않나”며 “정말 우리 사횐느 너무 과에 대한 평가가 심하고 공에 대한 평가는 묻혀져 버리는 그게 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분을 보면 스스로 조용히 하면서 그 동안에 살아오면서 과에 대한 부분 충분히 반성하는 모습을 후배들이 귀감 삼아야 안 되겠나 생각한다”며 “이번 계기로 과거지사는 다 덮고 새롭게 발전하면 좋겠다”고 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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