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생수를 마시고 직원이 숨진 이른바 ‘생수병 사건’의 피의자 강모씨가 숨지기 전 작성한 메모가 발견됐다.
28일 서울서초경찰서는 피의자 강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 여러 장을 강씨가 일하던 사무실 책상에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메모에는 “짜증 난다”, “제거해버려야겠다”, “커피는 어떻게 하지?” 등의 내용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메모는 직원들이 강씨의 사무실 책상을 정리하던 중 발견해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경찰은 강씨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인터넷으로 독극물을 구매한 기록을 확보하고 피해 직원의 혈액에서 나온 독극물과 같은 성분의 독극물 용기를 강씨 자택에서 발견해 그를 피의자로 특정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강씨가 범행동기를 특정할만한 별다른 단서를 남기지 않고 숨진 채 발견돼 수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경찰은 이번에 발견한 메모가 강씨의 범행 과정이나 동기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강씨가 근무하던 회사의 팀장 A씨와 직원 B씨는 책상에 올려진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뒤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B씨는 회복해 퇴원했으나 A씨는 지난 23일 끝내 숨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전, 현재는 회복한 직원과 강씨가 말다툼했다는 관계자 진술과 강씨가 지방 인사 발령 가능성을 듣고 불만을 품었을 수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경찰은 강씨가 계획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