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종식이 사실상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감염병과의 공존(위드 코로나)을 선택하는 선진국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도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에 나설 준비를 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위드 코로나가 각국 소비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3분기 성장률 충격에도 4분기 위드 코로나로 인한 경제회복이 이뤄지면 한은 전망치인 연간 성장률 4.0%를 달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도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새다.
31일 한은은 ‘주요 선진국 위드코로나 정책 추진 현황 및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주요 선진국은 감염병과 공존하는 방향으로 방역 기조를 전환한 결과 경제주체의 이동성을 강화시키고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각국 소비 회복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도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을 추진할 예정으로 이는 주요국 사례와 같이 대면 서비스의 경기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선진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따라 방역 강도를 결정했으나 영국·덴마크는 백신접종률에 따라 이스라엘·프랑스 등은 중증환자 수에 따라 방역 조치 강도를 조정했다. 위드 코로나 추진 이후 각국 감염병 상황을 보면 치명률은 공통적으로 하락했으나 확진자 수 추이는 방역조치 강도나 인구 밀도 등에 따라 차별화된 모습이 나타났다.
경제적으로는 위드 코로나가 경제주체의 이동성을 크게 높이고 소비 회복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소비 회복 효과는 음식점이나 여가시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대한 경제주체의 민감도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점차 코로나19를 독감 등 풍토병으로 인식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백신 접종률이 70%를 웃돌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 역시 대면 서비스 경기 개선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한은 조사국은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이동량이 10% 늘어나면 대면 서비스의 카드 소비가 월평균 1조 2,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싱가포르처럼 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 이동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 인구 밀도는 1제곱킬로미터당 1만 5,769명으로 싱가포르(7,916명)보다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