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결론을 낼지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A4 용지 반 장만 써보세요. 그런 다음 한 장, 한 장 반 이렇게 늘려가면 됩니다.”
베스트셀러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의 저자인 정문정(35·사진) 작가는 31일 서울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초심자에게 필요한 것은 주제 의식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잡지사 기자 출신인 정 작가는 글쓰기 플랫폼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인물이다. 지난 2018년 출간한 ‘무례한 사람에게…’가 50만 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며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른 것도 플랫폼에 올린 프롤로그가 대박을 치면서부터다. 올해 3월에 내놓은 신간 ‘더 좋은 곳으로 가자’도 2019년부터 동일 플랫폼을 통해 소개한 내용을 묶은 것으로 지금까지 5쇄를 찍으며 1만 부 이상 팔렸다. 정 작가는 “정식으로 등단을 한 사람도 아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가 있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블로그나 글쓰기 전용 플랫폼을 통해 글을 알리는 것이 유리했다고 봤다”며 “글에만 집중할 수 있고 독자의 눈으로 한 번 더 검토해볼 수 있어 장점이 많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제2의 정문정’을 꿈꾸며 글쓰기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조건을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쉽고 정확하게’. 정 작가는 “글쓰기 강의를 할 때마다 ‘초심자는 문장을 아름답게 쓰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고 어떻게 결론을 쓸 건지에만 집중해서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며 “아름다운 문장은 글쓰기에 더 익숙해진 뒤 고민해도 늦지 않다. 쉽고 정확하게만 쓰려고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목적의식이 뚜렷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정 작가는 “중요한 건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있다면 숙성을 거쳐 언제든 꼭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글쓰기는 영상 등과는 달리 자본이 들지 않기 때문에 시도하기가 쉽다. 자신의 의지와 노력 여하에 따라 누구든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 작가가 ‘무례한 사람에게…’를 쓴 것도 직장 생활을 할 때 느낀 점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계기는 2017년에 화제를 모았던 김무성 전 한나라당 대표의 소위 ‘노룩 패스’. 그는 “직장인으로 일할 때 갑질에 관한 뉴스를 볼 때 유독 가슴이 아팠다. 그 와중에 김 전 대표의 노룩 패스를 보았고 그 옆에 서 있던 보좌관의 모습에서 저의 예전 모습을 보았다”며 “이때 회사 생활을 하면서 쌓은 마음 관리법, 자기 표현의 내공을 회사원의 입장에서 정리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글을 썼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긴 글을 쓰려고 할 필요도 없다. 우선 짧은 글부터 차근차근 풀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정 작가는 “처음부터 길게 쓰려고 하면 압도돼 포기하게 된다”며 “우선 A4 용지 반 장 정도로 짧게 써보고 사유를 정리하는 데 익숙해지면 차츰 늘려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하면 남에게 보여주는 글이라는 인식을 하기 때문에 표현에서 무의식적으로 또 한 번 다듬어진다는 게 경험에서 얻은 그의 노하우다.
정 작가는 “나는 ‘쭈구리’를 대상으로 글을 쓴다”는 말을 하고는 한다. 자신이 주목받지 못했기 때문에 비슷한 사람들에게 항상 마음이 쓰이고 이들에게 힘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는 뜻이다. 그 역시 말한다.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 모든 걸 자기 탓으로 돌리는 사람, 자기는 뭔가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 그런 사람들에게 괜찮다는 말을 해줌과 동시에 위로에만 그치지 않고 상황을 바꾸고 싶다면 시도해볼 만한 요령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런 마음으로 항상 글의 주제를 잡습니다.” 정 작가의 글은 세상의 모든 ‘쭈구리’들에게 주는 위로와 용기의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