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라운드 11번 홀(파4)까지 1타 차 단독 선두.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31)에게 약 6년 만의 우승이 다가오는 듯했다. 하지만 12번 홀(파4)의 치명적인 실수로 우승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1일(한국 시간) 버뮤다 사우샘프턴의 포트 로열 골프코스(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버터필드 버뮤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대니 리는 이븐파 71타(버디 5개,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패트릭 리드(미국)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우승을 차지한 루커스 허버트(호주·15언더파)에 1타 부족했다.
3타 차 2위로 출발한 대니 리는 전반에 1타를 줄였다. 그 사이 전날 선두였던 테일러 펜드리스(캐나다)가 3타를 잃으며 무너진 덕에 대니 리는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대니 리에게는 지난 2015년 7월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이후 약 6년 만의 통산 2승째 기회였다.
하지만 12번 홀에서 실수와 불운이 겹쳤다. 조금 길었던 두 번째 샷이 경사를 타고 그린 쪽으로 내려오다 갑자기 90도로 방향을 틀어 핀 반대 방향 아래쪽으로 굴러갔다. 러프에서 친 세 번째 샷은 짧아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다. 대니 리는 페어웨이 우드를 퍼터처럼 사용해 네 번째 샷을 굴렸지만 볼은 홀을 2m쯤 지나쳤고 보기 퍼트마저 놓쳐 한꺼번에 2타를 잃었다. 이후 13~14번 홀에서도 연속 보기를 범해 세 홀에서 4타를 까먹었다.
다시 정신을 차린 대니 리는 3연속 버디를 잡아 허버트를 1타 차로 압박했다. 연장을 위해서는 18번 홀(파4)에서 버디가 필요했지만 티샷이 우측 러프로 향하며 희망을 날렸다.
대니 리가 PGA 투어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건 이번이 다섯 번째다. 그는 우승은 놓쳤지만 투어 카드는 회복했다. 이번 시즌을 ‘메디컬 면제’ 카테고리로 시작한 대니 리는 이번 대회에서 단독 3위 이상의 성적을 내야 투어 카드를 회복할 수 있었다. 노승열(30)은 6언더파 공동 30위, 배상문(35)은 1오버파 공동 65위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