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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풍년을 기원하며…노랗게 물드는 천년 고목 '반계리 은행나무'

둘레 16m 웅장…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혀

전국의 수많은 노거수 가운데 반계리 은행나무는 가장 아름다운 은행나무 중 하나로 꼽힌다.전국의 수많은 노거수 가운데 반계리 은행나무는 가장 아름다운 은행나무 중 하나로 꼽힌다.




산에 올라야만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에 자리한 천연기념물 ‘반계리 은행나무’는 단 한 그루의 존재만으로 가을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준다.



수령 800~1,000년으로 추정되는 반계리 은행나무는 나무 전문가나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은행나무로 손꼽힌다. 크기는 양평의 ‘용문사 은행나무’와 쌍벽을 이룬다. 용문사 은행나무가 높은 수고(높이 42m)를 자랑한다면 반계리 은행나무는 둘레가 무려 16m에 달할 정도로 웅장한 게 특징이다.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목이 고사하고 여섯 갈래로 나온 줄기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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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나무에는 저마다 하나쯤은 전설이 전해지는데 이 나무에는 마을을 지나던 노승이 목이 말라 물을 마신 뒤 짚고 있던 지팡이를 꽂은 것이 이 나무가 됐다는 설과 나무 안쪽에 백사가 살고 있어서 예로부터 마을 사람들이 가까이 가지 못하고 신성시했다는 설이 전해 내려온다. 마을 사람들은 단풍이 일시에 잘 들면 다음 해에 풍년이 든다고 믿어왔다.

올해 반계리 은행나무에도 노랗게 가을이 내려앉았다. 황금빛으로 물든 단풍나무를 보려면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겠지만 나무에서 녹색은 완전히 사라지고 은은한 노란빛을 발하기 시작해 이번 주말이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사방에서 보는 느낌이 제각각이라 꼭 나무 주변을 한 바퀴 둘러봐야 한다. 벤치에 앉아 멍하니 나무만 바라봐도 좋을 만큼 넉넉한 풍경을 자랑한다.

그동안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최근 반계리 은행나무의 진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원주시가 반계리 은행나무 일대를 관광 명소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나무 주변으로 잔디가 깔리고 주차장도 들어섰다. 조만간 마을길을 따라 은행나무 가로수를 심은 보행자 전용 도로도 조성될 예정이다.


글·사진(원주)=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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