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정세현 "통일부 명칭 '남북관계부'로 바꿔야…남북연합 목표로 해야"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연합뉴스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연합뉴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2일 남북은 국제법적으로 별개의 국가로 통일 실현이 당장은 어렵다며 통일부 부처명을 '남북관계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한 '남북관계 전문가 토론회'의 기조연설에서 "남북이 당장 실현 가능한 통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 정치적으로는 남북이 아직 서로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지만 국제법적으로는 (1991년 유엔 동시 가입으로) 이미 별개의 국가"라며 "통일이 곧 될 것 같은 전제 아래 남북관계를 논하거나 통일교육을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이어 과거 독일이 빌리 브란트 당수가 이끈 사민당이 집권해 동방정책을 펼치기 시작한 1969년에 기존의 '전독문제성'을 '내독관계성'으로 명칭 변경한 사례를 소개하며 "통일부의 명칭도 '남북관계부'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일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당장 실현 불가능한 통일보다 남북연합 형성을 당면 목표로 설정하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전 수석부의장은 "1978년 중국 개방개혁과 1980년대 후반 소련이 무너지면서 북한의 체제 위기감이 높아졌다. 또 남한 경제는 상대적으로 고속성장을 하고 1988년 서울올림픽도 성공적으로 치르게 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이른바 '남조선(남한) 해방'을 추구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남한의 경제력뿐만 아니라 문화적 파급력도 두려워한다면서 "북한의 대남경계심이 이처럼 커진 상황에서 경제공동체와 사회 문화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면서 정치공동체인 통일의 기반을 닦으려 한 기존 남한의 통일정책은 전면 재검토와 수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차기 정부는 이러한 전후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여 실용적이고 실천가능한 남북관계 발전 전략을 설계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당장 실현 불가능한 '통일' 보다는 '남북연합' 형성을 당면목표로 설정하고 관련 부처 명칭도 '통일부'보다는 '남북관계부'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혜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