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이 400억원대에 이르는 한 대형 순대 납품업체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순대를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해당 업체가 다수의 대형 마트와 분식 브랜드에 순대를 납품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해당 업체는 "과거 근무했던 직원이 불미스러운 퇴사에 앙심을 품고 KBS에 악의적인 제보를 했다"면서 "이에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해 최대한 소명을 했지만 기각이 되면서 방송이 나오게 됐다"고 했다.
3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금 난리난 순대공장에서 납품받고 있는 업체리스트'라는 제목의 글이 빠르게 퍼졌다.
해당 글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순대를 만들었다는 폭로가 나온 업체로부터 제품을 납품받는 업체들 목록으로 논란에 휩싸인 업체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화면을 캡처한 것이다.
목록에 따르면 국내 대형 유통업체를 포함해 국내 유명 분식 브랜드의 이름이 다수 포함됐다.
글을 작성한 네티즌 A씨는 "사실상 우리가 먹는 모든 순대가 여기 업체라 봐도 무방하다'고 적었다.
앞서 KBS는 지난 2일 해당 업체의 전 직원이 올해 초 직접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내부 공정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순대를 찌는 대형 찜기 아래쪽 바닥에는 까만 벌레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순대 껍질에 쓰이는 냉동 돼지 내장을 공장 바닥에 깔아놓고 해동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뿐만 아니라 공장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이 순대에 들어가는 양념 당면에 섞이는 모습도 담겼는데 업체 전 직원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꽝꽝 얼었던 배관이 녹아서 물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는 "퇴사한 직원의 악의적인 제보"라고 3일 강하게 반박했다.
업체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일 KBS '뉴스9' 방송과 관련, "심려를 끼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업체는 "과거 근무했던 직원이 불미스러운 퇴사에 앙심을 품고 KBS에 악의적인 제보를 했다"면서 "이에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해 최대한 소명을 했지만 기각이 되면서 방송이 나오게 됐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업체는 "지난 2월 동파로 인해 배수관로에서 물이 떨어졌다"면서 "충진돼서 제품화한 사실은 절대 없다. 충진통의 양념은 모두 즉시 폐기했고 동파는 수리 완료해 이상이 없다"고도 했다.
아울러 찜기 아래쪽 바닥에 까만 벌레들이 붙어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휴일 증숙실(찜기) 하수 쪽 구석 바닥에서 틈이 벌어진 것을 발견하고 공무팀과 방제 업체에서 모두 처리했다"면서 "휴일이라 증숙기가 작동되지 않았고, 찜통은 모두 밀폐되어 쪄지기 때문에 벌레가 유입될 수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덧붙여 업체는 '판매하기 곤란한 제품을 새 순대의 재료로 사용해 재포장한다'는 제보자의 주장을 두고는 "생산과정에서 당일 순대 터짐, 굵거나 얇은 순대 일부는 재가공해 사용했다"면서도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재고를 갈아서 넣었다는 방송 내용은 편파적인 편집과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업체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방송에 대해 반론보도청구 소송과 악의적인 제보자에 대한 형사소송을 진행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모든 생산공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모두 청산하고 국민 먹을거리로써 위생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순대 등 제조시설이 비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해당 업체를 불시에 조사한 결과 '식품위생법'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사항을 확인하고 관할 관청에 행정처분과 수사의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업체가 제조하고 14개업체가 판매한 순대 39개 제품에 대해 회수 조치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앞으로 순대를 먹지 말아야겠다", "평소 순대 좋아해 많이 먹었는데 구충제라도 먹어야 하나", "벌레가 있는데 못 들어온다는 게 말이 되나", "천정에서 물 떨어지는데 작업을 계속하던데 그걸 폐기했다는 걸 믿으라는 건가"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