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1,000만원 없으면 샤넬백 못 사…기습 인상 배짱에 '부글부글'

명품 매장 앞 '오픈런' 행렬. /연합뉴스명품 매장 앞 '오픈런' 행렬. /연합뉴스




코로나19 보복소비로 콧대가 더욱 높아진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거침없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 1년 새 샤넬백은 가장 인기가 많은 '클래식 백' 기준으로 1,000만 원이 없으면 사지 못하는 브랜드가 됐다. 샤넬은 올해만 국내에서 4번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디올도 올해 3번 올렸으며, 루이비통과 프라다는 무려 5번이나 가격을 인상했다. 그러나 이중 단 한 번도 소비자에게 미리 공지된 적은 없다. 명품 브랜드 특유의 기습 인상과 늘어나는 인상 횟수에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전날 핸드백 등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대표 핸드백인 '클래식 스몰'의 가격은 893만 원에서 1,052만 원으로 17.8% 인상됐다 '클래식 미디움'은 971만 원에서 1,124만 원, '클래식 라지'는 1,049만 원에서 1,210만 원으로 15%가량 각각 올랐다.

이번 인상으로 샤넬 클래식백 라인은 지갑 크기의 미니 사이즈를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가방이 1,000만 원을 넘게 됐다. 지난해 11월 '클래식 맥시' 가격이 1,000만 원을 돌파했고, 올해 7월 맥시보다 약간 작은 '클래식 라지'가 1,000만 원에 돌파하면서 '1,000만 원백' 대열에 합류한 바 있다.



앞서 지난 달부터 국내외 명품업계에 샤넬이 11월에 가격을 올린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최근 백화점 앞에는 개장 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서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인상 직전인 지난 2일에는 샤넬 매장이 있는 전국 주요 백화점 곳곳에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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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은 매년 두 차례 가량 3~5% 가량 가격을 올려왔지만, 올해 들어 인상 횟수가 네 번으로 늘었고 인상폭도 10%대를 웃돌며 커졌다. 앞서 지난 7월 인상 때도 클래식백 가격을 14%가량 올린 바 있다.

샤넬의 대표 인기 핸드백인 ‘클래식 백’ /샤넬 공식 홈페이지샤넬의 대표 인기 핸드백인 ‘클래식 백’ /샤넬 공식 홈페이지


샤넬뿐만 아니다. 루이비통도 올해만 국내 판매가를 다섯 차례나 올렸다. 지난 달 루이비통의 알마BB 모노그램은 182만 원에서 201만 원, 알마PM 모노그램은 204만 원에서 226만 원으로 올랐다. 2019년 첫 출시 후 품절대란을 일으킨 '멀티 포쉐트 악세수아'는 로즈·모노그램 색상이 260만 원에서 293만 원, 브룸은 284만 원에서 310만 원으로 인상됐다.

이같은 명품 브랜드의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특히 가격 인상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올리다 보니 정식 판매뿐만 아니라 리셀 시장의 과열까지 불러오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명품 본사의 갑질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당장 불매를 하거나 소비를 줄일 가능성은 적다. 가격 인상과 상관없이 명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있는 데다, 오히려 가격이 오를수록 빨리 사고 보자는 심리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가격 효과는 명품을 향한 열광적 초과 수요가 있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을 올려도 없어서 못 사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오픈런이 더욱 과열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샤넬은 가격을 올려 희소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여 샤넬 품귀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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