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인 이홍정 목사가 4일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추모 기도를 한 데 대해 사과하는 기자간담회 도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인 이홍정 목사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추모 기도를 올린 데 대해 “5·18 광주의 마음을 우선적으로 헤아리지 못한 잘못”이라며 공식 사과했다.
이 총무는 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고인이 남긴 사죄의 마음을 가슴에 새기겠다"는 내용의 추모기도를 했다. 교계 안팎에선 이에 대해 고인이 직접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사죄하지 않았는데 사실을 왜곡했다며 비판이 이어졌으며, 총무직 사퇴 요구까지 일었다.
이 총무는 “NCCK 총무로서 5·18 가해자인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에 참여한 건 광주의 마음을 중심에 두고 사고하지 못한 중대한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적으로 부여된 기회를 선용해 가해자의 죽음의 자리에서 시대를 향한 유의미한 메시지를 기도에 담아내고자 했으나 모든 것을 차치하고 참여 자체가 역사의식의 본질로부터 이탈해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무는 “5·18 광주의 마음은 국가장에 반대했고, 고인이 가족을 통해 남긴 사죄의 마음은 용서와 화해를 이끌기에 너무나 부족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영결식 참여로 인해 5·18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를 제 마음에 다시 새기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거듭 말했다. 아울러 5·18 광주의 마음을 신앙적으로 해석하고 실천하며 희생적으로 민주화운동에 참여해온 이들과 이를 계승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온 2030세대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이제 곧 열릴 정기총회의 결정 앞에 사심 없이 겸허히 맡기겠다"고 덧붙였다. NCCK는 22일 정기총회를 열어 이 총무의 연임 여부 등을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