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세계 챔피언 타이틀까지 차지했던 전직 복서가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광호 부장판사는 4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문모(58)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문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문씨는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한 음식점에서 지인들과 식사하던 자리에서 옆자리에 앉은 여성의 신체 부위를 만져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씨는 재판에서 "피해자가 먼저 내게 욕하고 때려서 방어했을 뿐 추행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까지 과장 없이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확인되는 내용도 피해자 진술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공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B씨가 불쾌한 표정으로 문씨를 밀쳐내는 모습과 B씨의 신체로 문씨의 손이 향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재판부는 문씨 측에 “영상을 봤는데, 무슨 행동을 한 것인가. 왜 가슴으로 손이 가나”고 물었고, 문씨 변호인은 “만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개된 장소에서 거리낌 없이 범행해 죄질이 상당히 나쁘고, 피고인이 모멸감과 수치심,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피고인을 엄벌해달라고 탄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를 탓하며 불합리한 변호로 일관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피해자를 회유하고 압박해 사건을 덮으려 하는 등 2차적 피해를 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씨는 과거 아마추어 시절 서울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받고 이후 프로로 데뷔해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는 등 복서로 활약하다가 1990년대 은퇴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