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상(MVP) 주인공이 ‘베테랑’ 박상현(38·동아제약)과 ‘차세대 기대주’ 김주형(19·CJ대한통운)의 대결로 압축됐다. 박상현이 나이로는 김주형보다 꼭 두 배라 세대 간 대결이기도 하다. 시즌 2승을 거둔 박상현이 대상 포인트 1위(5,235.02점), 시즌 1승의 김주형이 2위(4,940.56점)를 달리고 있다.
두 선수에게는 4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개막한 시즌 최종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이 최후의 대결이다.
첫날 마지막 조에서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을 펼친 박상현과 김주형은 똑같이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골라내 나란히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6언더파를 쳐 공동 선두로 나선 주흥철(40)과 이성호(34)에 2타 뒤진 공동 4위다.
박상현과 김주형의 대상 포인트 차이는 294.46포인트이고 이번 대회 우승자에게 걸린 대상 포인트는 1,000점이어서 둘 중 누구라도 우승하면 대상을 차지하게 된다. 김주형이 단독 3위 이내에 들면서 박상현이 17위 이하로 내려가면 김주형이 대상 수상자가 되고 김주형이 단독 8위 이내의 성적을 내지 못하면 박상현은 순위와 관계없이 대상을 차지하게 된다.
상금에서는 김주형이 1위(6억 3,493만 원), 박상현이 5위(4억 6,940만 원)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2억 4,000만 원. 김주형이 우승하면 KPGA 투어 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8억 원을 돌파한다. 역대 최다 상금 기록은 공교롭게도 박상현(2018년 7억 9,000만 원)이 보유하고 있다. 박상현이 우승하면 상금 1위 역전도 가능하다.
박상현과 김주형은 중반까지 3언더파로 팽팽히 맞섰다. 15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박상현이 1타 차로 앞서 나갔지만 김주형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약 6.5m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박상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상현은 경기 후 “다른 대회보다 확실히 긴장하면서 플레이를 했다. 서로 싸늘한 기운을 주고받았다”며 웃은 뒤 “그동안 대상 빼고는 다 받은 것 같아서 꼭 타고 싶다”고 말했다.
통산 3승의 주흥철은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이성호와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섰다. 전반에 버디 3개를 골라낸 주흥철은 11번 홀(파5)에서 칩인 이글을 기록했고 14~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다. 하지만 마지막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보기를 범했다. 아직 우승이 없는 이성호는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곁들였다.
최종전답게 우승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선두와 3타 차 이내에 22명이나 몰려 있다. 이창우(28)가 5언더파 단독 3위, 박상현과 김주형 외에도 상금 2위 서요섭(25)을 비롯해 통산 11승의 강경남(38), 장타자 김봉섭(38), 김동은(24), 고군택(22), 김민수(31), 이근호(38), 박승(25) 등이 공동 4위에 포진했다.
이번 대회에는 대상 포인트 랭킹 70위 이내, 상금 순위 70위 이내 등 총 74명의 선수만 출전했다. 나흘간 컷오프 없이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