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에서 결제할 때 구글 결제 시스템뿐 아니라 개발자가 자체 개발한 결제 시스템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이 국내법 저촉을 피하기 위해 한 발짝 물러난 셈이다. 다만 구글은 단서를 달았다. 네이버·카카오에서도 구글 결제 시스템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글은 4일 앱마켓 사업자의 특정 결제 방식 강제를 금지하는 이른바 ‘인앱결제 강제금지법’ 준수를 위한 세부 이행안을 발표했다. 윌슨 화이트 구글 공공정책 부문 총괄은 이날 구글 공식 블로그를 통해 “한국 이용자에게 앱 내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개발자는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과 함께 개발자가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을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네이버웹툰에서 유료 재화인 ‘쿠키’를 구매할 때 이용자는 구글 결제 시스템과 네이버의 자체 결제 시스템 중 원하는 방식을 고를 수 있다.
개발자가 만든 결제 시스템을 써도 구글에 내는 수수료는 발생한다. 구글은 다만 개발자 결제 시스템에 대해 최고 30%인 수수료를 확 낮춰 최저 6%까지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화이트 총괄은 “개발자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수수료를 4%포인트 인하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구글은 ‘미디어 경험 프로그램’을 통해 전자책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10%까지 낮아진 수수료를 책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다 이번에 발표한 추가 4%포인트 인하까지 반영하면 개발자가 구글에 내는 수수료는 6%가 된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화이트 총괄과 이행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한 뒤 “법 준수를 위한 구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개정법의 입법 취지가 충실히 실현되는 방향으로 이번 정책 변경을 실행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