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카카오 '픽코마' 日 1위 굳히기…누적 다운로드 3,000만 돌파

일본 출시 후 5년 6개월만 3,000만 다운로드

지난해 7월 이후 日웹툰계 '부동의 1위' 유지

비결은 '기다리면 0엔' '에피소드 단위 연재'

최근 닛케이 트렌드에서도 BTS 이어 9위 기록

1,600억 투자한 카도카와, 기업가치 4,000억





카카오(035720)의 일본 웹툰 플랫폼 ‘픽코마’가 다운로드 수 3,000만 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5월 2,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이후 1년 반 만이다. 일본 웹툰 1등 지위를 공고히 하며 경쟁 업체들과의 격차를 계속 벌려 나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픽코마 앱은 최근 애플 iOS와 안드로이드 합산 3,0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다. 지난 2016년 4월 일본에 처음 출시된 픽코마는 2년 3개월 만인 2018년 7월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어 2,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기까지 1년 10개월이 걸렸고 입소문을 타며 갈수록 이용자 증가에 가속이 붙는 추세다.

픽코마는 일본 기준 지난해 7월 애플과 구글 등 양대 앱 마켓에서 비게임 부문 매출 1위에 오른 이후 줄곧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에서 6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올 10월 픽코마 누적 거래액은 10억 달러(약 1조1,800억 원)를 돌파했다. 연 거래액은 지난 2018년 62억 엔(약 640억 원)에서 2019년 134억 엔(약 1,400억 원)으로 뛰었고 지난해 376억 엔(약 3,900억 원)을 기록하며 매년 2배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픽코마가 인기를 끄는 비결로 ‘기다리면 0엔’ 마케팅 전략이 꼽힌다. 에피소드 한 편을 본 뒤 23시간이 지나면 다음 화 무료보기 이용권이 생기는 시스템이다. 픽코마는 아울러 일본에서 기존 ‘권’ 단위로 팔던 관습에서 탈피해 에피소드에 따라 ‘1화’, ‘2화’를 제공하는 방식을 택하며 이용자들이 만화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기다리면 0엔’을 두고 처음에는 일본 전통 만화가에서 이용자들이 무료 서비스에 익숙해져 유료 결제를 안 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이용자들이 픽코마에 습관처럼 방문하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자연스럽게 결제를 하게끔 유도하는 효과를 낳았고 이는 픽코마의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픽코마는 최근 일본에서 매년 발표하는 닛케이 트렌드 ‘2021년 히트 상품 베스트 30’에서 8위 방탄소년단(BTS)에 이어 9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히트 상품 베스트 30’은 일본 월간지 닛케이 트렌드가 매년 일본인 소비 경향 등을 분석해 내놓는 트렌드 지표다. 닛케이 트렌드는 픽코마가 ‘세로 읽기’ ‘풀 컬러 만화’의 강점을 내세워 2016년 출시된 후발 주자임에도 신규 팬을 확보하고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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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일본 카도카와와의 협력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도카와는 만화·애니메이션·잡지 등을 제작, 유통하는 종합 콘텐츠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너의 이름은’, ‘신세기 에반게리온’ 등으로 잘 알려진 회사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카도카와에 꾸준히 투자해 총 1,600억 원을 들여 약 8%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카도카와 주가는 계속 올라 현재 카카오가 보유한 주식 가치는 4,000억 원에 이른다. 카카오는 카도카와의 우수한 지식재산권(IP)과 픽코마 플랫폼의 결합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일본뿐만 아니라 글로벌 웹툰·웹소설 플랫폼을 통해 소개하는 등 시너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 올 4월 일본과 한국에 각각 설립한 스튜디오는 생태계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일본 도쿄에서는 대원미디어 자회사 스토리작과 함께 ‘셰르파(SHERPA)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국내 서울에서는 ‘스튜디오 원픽’을 세웠다. 카카오는 이들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우수한 창작자들을 발굴하는 동시에 새롭게 선보일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픽코마 운영사인 카카오재팬은 최근 ‘카카오픽코마’로 사명을 변경하고 프랑스 진출에 대한 청사진도 밝혔다. 회사는 “일본을 넘어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기 위해 이름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 9월 픽코마 유럽 법인 설립을 마쳤고 연내 프랑스 버전의 픽코마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재용 카카오픽코마 대표는 “최근 유럽은 출판만화 시장이 ‘디지털만화’로 전환되는 추세이고 특히 프랑스는 유럽 콘텐츠 시장의 중심지로 전 세계 플랫폼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일본에서 픽코마 앱을 성공시킨 경험과 쌓아온 노하우를 토대로 프랑스에서 종합 디지털만화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동시에 카카오 글로벌 진출의 토대를 쌓아나갈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국내, 태국, 대만 등에 출시된 ‘카카오웹툰’과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인도의 ‘크로스코믹스’ 등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 플랫폼들이 긴밀히 협력을 하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K-스토리 세계화를 통한 K-스토리 실크로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수 년간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IP 8,500여 개를 발굴했고 현재까지 전세계 1,500여 작품을 출품했다. 카카오 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는 “앞으로도 카카오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독보적인 플랫폼과 AI 기술력, 핵심 IP,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세계 전역에서 카카오만의 다채로운 성공 방정식을 써내려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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