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미 연방공개준비위원회(FOMC)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실시 발표로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한 미 뉴욕 증시가 상승 전환 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반면 국내 증시는 또다시 3,000선 아래서 장을 마치며 한·미 증시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해졌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악재의 영향 아래 있어 추세 전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번 주에도 코스피가 횡보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SK텔레콤, KT, 크래프톤,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실적 결과 및 개별 이슈에 따라 종목들이 변동성을 키우는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는 지난 주 보다 1.41포인트(0.05%) 내린 2,969.27에 마감했다. 주 초반 2거래일 연속 오르며 3,010선까지 회복하는듯 했지만 이후 상승세가 꺾이며 결국 2,96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9.02포인트(0.91%) 오른 1,001.35에 장마감했다.
반면 테이퍼링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한 미 증시에선 3대 지수가 견고한 고용지표 결과와 코로나 종식 기대감에 힘입어 최고치 경신 랠리를 이어갔다. 지난 5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3.72포인트(0.56%) 오른 3만 6,327.95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 대비 17.47포인트(0.37%) 상승한 4,697.53을, 나스닥지수는 31.28포인트(0.20%) 오른 1만 5,971.59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한·미 증시 간 디커플링이 심화되는 현상에 대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테이퍼링 이슈와 미 연준의 긴축 강화 우려가 진정되면서 코스피 및 신흥국 지수의 상대 수익률이 추가적인 하락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수익률 갭이 금방 추세 전환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전망 불안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향후 한 달가량이 신흥국 증시 및 코스피 추이의 고비가 될 전망”이라며 “이 과정 속에서 상대 수익률 부진의 바닥권 통화가 확인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 역시 여전히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더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한 반도체, 자동차 등 업종의 내년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 글로벌 전력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난방 수요가 높아질 거울 에너지 수급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지적됐다. 특히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업체들의 내년 실적 컨센서스는 최근까지도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동성 공급이 없으면, 주가 수익율을 이익 증가율에 의해 결정된다”며 “이 부분에서 미국가 국내 증시간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주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를 더해가고 있는 메타버스 관련주,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항공·여행주, 대선 공약 수혜가 기대되는 수소·친환경주 등을 제시했다. 이에 더해 다음 주엔 SK텔레콤, KT, CJ제일제당,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삼성생명, 미래에셋증권 등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개별 이슈에 따라 종목들이 변동성을 키우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