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다른’ 선택을 한 아이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

[책꽂이]얼마나 힘들었니?

■이기순 지음, 누림과이룸 펴냄






길을 걷다 보면 발을 헛디딜 때도 있고, 잠시 한눈을 팔다가 샛길로 빠질 때도 있다. 조금 힘들게 돌아 갈지언정 길은 길이다. 한참을 돌다가도 다시 본래의 길로 돌아오면 된다. 인생의 길에서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남들이 가는 평범한 길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특히 성장 과정에 놓인 십 대 청소년들 중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사회가 정해 놓은 틀에서 벗어나 험난한 여정을 겪게 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이런 아이들에게 보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힘든 여정에 놓인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보듬어주기 보다는 ‘’문제아' 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회에서 고립시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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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얼마나 힘들었니?’는 남들과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과 애정 어린 관심으로 들려준다. 책은 규범적 틀을 견디지 못해 학교를 그만두거나, 가정 폭력에 시달리다 집을 나온 청소년들, 왕따를 당하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들이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살펴 본다. 아울러 이 청소년들이 어떻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는지, 위기에 처한 아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지원에 있어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등을 현장 사례를 토대로 전한다.

저자인 이기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사장은 30여 년 간 정부에서 여성·청소년·가족 정책을 직접 입안하고 실행한 정책 전문가다.

저자는 한때의 잘못된 생각으로 큰 실수를 저질렀거나 사회 제도에 적응하지 못해 다른 선택을 한 청소년들에게 낙인을 찍고 사회에서 분리해 버리려는 편견 가득한 시선의 문제를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십 대라는 나이는 한 번 궤도에서 벗어나도 주변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만 있다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시기다. 위기청소년들도 삶을 되돌리고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으며, 누군가 이들의 잠재력을 알아봐 주고 지지를 해 주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다른 선택을 한 청소년들의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따뜻한 보듬어서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얼마나 힘들었니?’라는 책 제목과 같은 위로의 말이야말로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의 삶을 정상화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가 건강한 공동체성을 회복해 나가는 방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1만5,000원.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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