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본선 경쟁이 시작된 첫날부터 이슈 선점에 열을 올렸다.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며 중도층 공략에 나선 반면 윤 후보는 절반을 훌쩍 넘는 정권 교체 여론을 고려해 “이번 대선은 부패와의 전쟁”이라고 성토했다.
이 후보는 8일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청년이 희망을 잃은 데 민주당과 집권 세력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2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공개 사과한 데 이어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를 또다시 거론한 것이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완전히 새 정당이 돼가는구나, 국민의 삶을 보듬는 정당으로 거듭나겠구나’ 기대를 하도록 정책·제도 보완을 해주기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이 후보 측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선 긋기를 통해 중도층 공략에 나서는 한편 ‘위기 극복 능력’도 동시에 부각해 지지율 정체 국면을 타파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대전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후보인지, 적폐 수사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릴 후보(윤석열)를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도록 구도를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민생 문제 논의 등을 위한 일대일 회동 및 정책토론회 개최도 제안했다. 야당의 ‘대장동 공세’에 ‘정책 대결’ 카드로 맞대응하는 동시에 대선 정국을 주도하는 준비된 후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는 “각자 추진하는 정책 내용은 다를 수 있지만, 궁극적 목적은 결국 국민 민생이고 먹고사는 문제”라면서 “누가 국민 대리인으로서 더 나은 우리 미래를 만들지 진지하게 논의하고 국민에게 보여드리는 그런 장을 한번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윤 후보는 국회에서 열린 당 현안 보고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와 이 후보를 동시에 직격했다. 현 정권과 정권 계승자인 이 후보의 치부를 집중 공략해 정권 교체 여론에 불을 붙이겠다는 전략이다. 윤 후보는 “광흥창팀이다, 금강팀이다 하는 소수 정예 체제의 대통령 선거 운동은 집권 후 소수 측근 인사에 의한 유사 독재로 늘 흐른다”고 지적했다. 광흥창팀은 문재인 대통령, 금강팀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 조직이다. 정권 교체에 앞장선 지도자로서 대선 조직 출신 실세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태를 선거 과정에서부터 차단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도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대장동 의혹을 겨냥해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이번 대선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과 싸우는 부패와의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 정치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정치 개혁의 적임자라는 점도 내세웠다. 그는 “정권 교체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 개혁을 원하고 있다”며 “정치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개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