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요소수 품귀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요소수 수입 물량을 60만 ℓ가량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하루 평균 60만 ℓ 이상을 소비하는 국내 요소수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요소수 부족으로 물류가 마비될 가능성이 점증하는 가운데 자동차·전자·건설 등 전 산업계의 연쇄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 최대 요소수 공장인 롯데정밀화학의 울산공장 일부는 이미 가동을 멈췄다.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중국 이외의 요소 생산 국가를 통해 대체 물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음 주 베트남으로부터 차량용 요소 200톤(약 20만 ℓ)을 들여온다. 통상 1ℓ의 요소로 3ℓ의 요소수를 만드는 점을 고려하면 요소수 60만 ℓ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을 확보한 것이다. 당초 이번 주 호주로부터 도입하기로 한 요소수 물량(2만 ℓ)도 2만 7,000ℓ로 늘린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하루에 사용되는 차량용 요소수는 약 60만 ℓ다. 정부가 다음 주까지 확보하겠다는 요소수 물량(62만 7,000ℓ)은 하루면 동날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과 유럽 등 제3지역을 통한 대체 수입을 통해 요소 1만 톤을 추가 수입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소수는 경유 차량을 비롯해 철강·석유화학이나 시멘트 공장의 일부 공정에 사용되는데 공급 부족에 따라 공정 마비 사태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에서 요소를 전량 수입하던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의 요소수 생산 라인은 이대로라면 이달 말 가동이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다. 이달 중 화물연대가 예고해온 운송 거부 파업마저 현실화되면 물류대란까지 겹쳐 공정 차질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