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라는 돌발 변수로 잠시 멈췄던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수사가 사흘 만에 재개됐다. 갑작스럽게 수사 차질을 빚은 검찰은 주요 피의자들을 상대로 대장동팀의 배임 ‘액수’와 ‘윗선’ 특정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이날 오후 불러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입힌 배임 혐의에 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가장 시급한 숙제로 꼽히는 배임액을 구체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10일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의 첫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 핵심 쟁점인 배임액은 여전히 ‘최소 651억 원’이라는 애매한 수치로 남아 있다.
답보 상태인 성남시 윗선과 정·관계 로비 규명도 조속히 이뤄져야 할 과제다. 앞서 검찰은 김 씨와 남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2014년 여름 무렵 한강유역환경청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 측에 2억 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을 포함해 로비 의혹을 받는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곽상도 무소속 의원, 최윤길 전 경기도 성남시의회 의장 등에 대한 소환 조사는 이뤄진 바가 없다.
그동안 대장동 수사는 휴일에도 주요 인물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졌으나 수사팀을 지휘하는 주임 검사인 유경필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 등 6명의 검사가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시 중단됐다. 지난 5일 예정됐던 김 씨와 남 변호사에 대한 구속 후 첫 소환 조사도 이날에야 진행됐다. 이들의 최대 구속 시한이 오는 22일인 점을 감안하면 보름 내에 관련자들을 불러 기소 전 혐의 다지기를 마무리 짓는 등 빠듯한 수사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