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고산스님이 남긴 유업 '금강경오가해 강의'로 잇다

쌍계사와 고산문화재단, 강의 내용 모은 금강경 해설서 내놔

생전 "금강경은 부처님 팔만사천 법문의 골수"라 정의하기도

고산스님./사진제공=조계종고산스님./사진제공=조계종




"부처님의 팔만사천 법문의 골수가 금강경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과 쌍계사 방장을 역임한 고산스님은 생전 금강경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같이 설명했다. 금강경을 실천 수행해야 부처님도 되고, 조사(祖師)도 되고, 선지식도 되고, 일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리를 성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사부대중에게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평생 수행에 전념했던 고산스님의 '금강경오가해 강의(전 7권)'가 출간됐다. 지난 3월 고산스님 입적 후 나온 첫 간행물이다. 책은 일종의 금강경 해설집이다. 육조 혜능선사와 규봉 종밀선사, 야부 도천선사, 쌍림 부대사, 예장 종경선사 5명의 고승들이 금강경을 해석한 주석서 금강경오가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고산스님이 조계사 주지를 역임하던 1970~1972년에 법문한 내용을 1990년부터 부천 석왕사 신도들에게 강의했고, 이를 모아서 책으로 정리했다.



고산스님은 생전 강의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처님 가르침을 현대인들의 삶에 비춰 알기 쉽게 강의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을 달에 밝은 경계나, 봄꽃에 참 아름다운 경계 소식은, 스스로 감상해서 알아차려야 되지, 남이 좋다. 남이 어떻다고 해서는 모른다는 것입니다" "안아상(人我相)이라고 하는 것을 나와 남이라고 번역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아상은 나라는 상, 인상은 내가 사람이라는 상, 전부 나에게 해당되는 것입니다" 등이 불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1933년 경남 울주에서 태어난 고산스님은 1948년 동산스님은 은사로 사미계를 받았다. 이후 강원에서 줄곧 삼장(三藏)을 연구하다가 고봉선사로부터 선교일여도리를 배웠고, 범어사, 해인사, 직지사, 청암사 등 제방선원에서 안거했다. 스님은 조계사 주지를 맡아 불교합창단을 창설하는 등 불교 대중화에도 앞장섰는데, 이 때 법문 내용이 금강경오가해 강의에 전부 녹아 있다.

쌍계사 교무국장 인성스님은 "고산스님은 수좌로서 실천수행을 하고, 대강백으로 경전을 강의하고, 전법자로서 교화에 매진하고, 학자로 부처님 가르침 연구에 매진해온 평생 실천수행의 역사적 유업을 남겼다"며 "금강경오가해 강의는 고산스님이 남긴 유업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과거 폐사 위기에 놓였던 경남 하동 쌍계사는 1975년 고산스님이 주지를 맡은 이후 대대적인 불사를 통해 교구 본사로서의 사격을 갖췄고, 2012년에는 선원과 강원, 율원을 모두 갖춘 총림(叢林)으로 지정됐다. 고산스님은 지난 3월 쌍계사에서 법랍 74세, 세수 89세로 원적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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