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지난 한 달 사이 국내 상장 주식을 3조 3,000억 원 이상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시가총액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월 외국인이 국내 주식 시장에서 총 3조 3,350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5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주식을 팔다 지난 9월 순매수로 전환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 1~10월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총 31조 8,250억 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 4,220억 원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선 870억 원 순매수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유럽(-1조 8,000억 원)에서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으며 미주(-8,000억 원), 아시아(-7,000억 원), 중동(-3,000억 원)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 투자자들의 경우엔 총 1조 3,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상장 주식 보유액은 총 742조 2,000억 원으로 지난 9월보다 27조 원 감소했다. 전체 시가총액 내 점유율은 같은 기간 0.3%포인트 하락한 27.8%로 떨어졌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09년 6월(27.4%) 이후 처음이다.
반면 지난 달 상장 채권 시장에선 2조 5,170억 원을 순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채권 4조 2,880억 원을 순매수한 후 1조 7,710억 원을 만기 상환한 결과다. 외국인은 상장 채권 시장에서 지난 1월부터 순투자를 유지해오고 있다.
상장 채권 보유액은 205조 1,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1조 5,000억 원 늘어났다. 이는 전체 상장 잔액의 9.2% 수준이다. 월말 기준 외국인의 상장 채권 보유 잔액은 10개월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