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오는 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하기로 했다. 윤 후보가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지 열흘 만이다.
10일 윤 후보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15일 오후 2시에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축하 난을 받기로 (청와대와) 조율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윤 후보 일정에 변동이 없음이 확정되는대로 이를 공식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축하 난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직접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윤 후보뿐 아니라 심상정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도 축하 난을 함께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이 수석은 지난 8일 윤 후보에게 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이 계획은 틀어졌다. 윤 후보 측의 바쁜 일정이 문제가 됐다. 여기에 윤 후보가 10~11일 1박2일 간 광주와 전남 목포, 경남 김해 봉하마을 등 지방 일정까지 소화하게 되자 결국 이번주 내 만남은 불발됐다. 윤 후보는 12일에도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국 방한단을 접견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청와대와 윤 후보가 기 싸움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추정도 나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측에서 일정 재조정을 요청했다”며 “윤 후보 측에서 조속히 일정을 잡겠다는 입장을 전했고 현재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 측의 만남이 성사되더라도 문 대통령이 윤 후보에게 별도 축하 메시지까지 건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현재까지도 윤 후보에 대해 축하 메시지를 내지 않은 상태다. 청와대 안팎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윤 후보에게 메시지를 따로 보낼 의향은 없다.
이는 지난달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출됐을 때와는 대조되는 행보다. 문 대통령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서 이 지사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 경선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곧바로 냈다.
문 대통령과 윤 후보 간 면담 성사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과 윤 후보가 껄끄러운 관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을 대체로 낮게 보고 있다. 윤 후보는 6일 서울 염리동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오찬을 가진 뒤 취재진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 “그 문제(문 대통령과의 회동)는 아직까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만 답했다.